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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다이어트 병원신세 '예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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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무용가의 꿈을 키우면서 사과다이어트를 통해 체중감량을 시도했던 金모양(15.서울 상계동). 1m65㎝ 키에 체중이 35㎏까지 줄면서 생리도 없어지고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수업을 받기 어려울 정도가 돼서야 어머니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았다.

다이어트를 하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잘못된 다이어트로 건강을 해쳐 병원을 찾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체중감량에 따른 극도의 체력저하는 물론 영양실조.생리불순.저성장 등 이른바 다이어트 신드롬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인제대 의대 상계백병원 비만클리닉 강재헌 교수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광고 등을 보고 잘못된 다이어트를 하다 골병이 든 10~20대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며 "환자 연령층이 초.중학생으로 계속 낮아져 아이들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 우려했다.

단일식품 다이어트는 金양같은 젊은 여성들이 큰 돈 안들이고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선호하는 방법. 사과.포도.두부.감자 등 한가지 식품을 정해놓고 실컷 먹는 것이 특징이다.

한 종류의 음식만 먹으면 질려서 먹는 양이 적어지게 마련이고, 그 결과 칼로리 섭취가 부족해 단기간 체중감소 효과를 본다.

문제는 단일식품 다이어트로 인해 필수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한다는 점. 심할 경우 영양실조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영양소 결핍으로 점차 피부가 거칠어지고 머리카락도 빠지는 등 볼품없는 외모로 변한다.

일정기간 무조건 굶는 단식도 문제다. 단식은 10일만 하면 10% 정도 체중 감소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식을 통한 체중감량은 근육.기초대사량 등 몸의 칼로리 소모에 필수적인 요인들이 덩달아 떨어져 단식 후 살찌기 쉽고 체력이 떨어진 허약한 체질로 변한다.

강교수는 "10일 단식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단식 전후 기초대사량을 측정한 결과 단식 후 기초대사량이 10~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밝힌다. 또한 단식으로 체중이 10㎏ 줄었다면 지방과 근육이 각각 5㎏씩 빠진다.

물론 체중이 늘 땐 주로 지방만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단식 후에도 계속 음식조절을 하지만 체중은 늘고, 이전에 입던 옷이 작게 느껴진다.

기운이 없고 추위를 많이 타는 것도 이 다이어트의 전형적인 증상들.

기계를 통한 수동적 운동으로 체중을 줄이려는 사람도 많다. 주로 30대 후반 중년여성들이 이 방법을 선호하는데 건강에 해롭진 않지만 칼로리 소모가 거의 없어 체중 감소 효과는 없다고 봐야 한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운동의학과 박원하 교수는 "칼로리 소모는 유산소운동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근육을 강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근력 강화운동 뿐" 임을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체중을 줄이려는 사람은 우선 체중감소 효과는 두 단계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첫 단계는 몸의 단백질.무기질.비타민 등의 영양소는 골고루 섭취하되 열량만 제한시켜 지방만 선택적으로 줄여 체중을 빼는 것이다.

이후 운동을 하면서 먹는 양을 계속 조금씩 늘려야 기초대사량이 같이 늘어난다. 朴교수는 "운동 중 대화를 할 정도의 강도로 하루 1시간씩 1주일에 적어도 네번 이상은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고 설명했다.

황세희 전문위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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