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군부 "국가에만 충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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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자카르타 AP=연합]인도네시아에서 군부 쿠데타설과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설이 나도는 가운데 군부의 핵심 세력인 리아미자르드 리아쿠두 전략예비사령관(육군 중장)은 20일 "군은 특정 정치인이 아니라 국가에 충성을 다할 것" 이라고 맹세했다.

3만 병력을 이끌고 있는 그는 이날 8백여명의 장교.사병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가 쿠데타를 기도할 것이라는 소문은 낭설" 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그러나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회 해산.군 수뇌부 개편 등의 조치로 탄핵 위기를 모면하려 해서는 안될 것" 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움직임은 와히드 대통령 탄핵 때 권력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되는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이 18일 싱가포르에서 급히 귀국한 뒤 군 수뇌부와 잇따라 회동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 각료들은 20일 와히드 대통령과 메가와티 부통령이 불참한 가운데 비상 각료회의를 열었으나 이렇다할 정국 수습 대책을 마련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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