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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사계] 세계화 '용틀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베이징(北京)의 5월은 유달리 인파로 북적인다. 1일부터 7일까지의 노동절 연휴 기간엔 2백만명에 이르는 관광객들로 혼잡을 빚더니 10~15일엔 '베이징 국제주간' 행사로 도시 전체가 떠들썩했다.

'베이징 첨단산업기술 국제주간 및 베이징 국제 과학기술 박람회' 라는 긴 이름이 붙은 베이징 국제주간은 올해가 4회째. 1998년 첫 행사엔 15개 국가.지역에서 1백40여명의 유명 인사가 참여한 데 비해 올해는 50개 국가.지역에서 무려 2천여명의 정부.기업 대표들이 참가했다.

권력서열 2위인 리펑(李鵬)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이 행사에 참석한 세계 5백대 기업 총수들을 맞았으며 리란칭(李嵐淸)부총리는 10일의 개막연설에서 앞으로 매년 5월 셋째주를 '국제주간' 으로 지정한다고 선포했다.

이같은 베이징의 국제화 열기에 맞춰 중국의 인민라디오 방송국은 8일부터 매일 오후 7시10분부터 50분간 영어로 진행하는 '베이징 접속(Touch Beijing)' 이란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수십만 외국인과 매년 베이징을 찾는 2백만~3백만명의 외국인이 대상이다.

또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는 매주 금요일 '베이징 투데이' 란 영자 주간지를 내기로 결정, 11일 첫선을 보였다. 베이징 투데이는 독자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화.수요일판도 만들고, 최종적으론 영자 일간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베이징 국제주간의 행사취지는 첨단산업 분야와 관련된 전람회와 세미나 개최, 기술교류와 무역상담 활동 등으로 중국 수도에 걸맞은 경제 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행사에 참가한 독일 헬무트 슈미트 전 총리는 10일 연설에서 "30년 이후엔 위안화와 달러.유로화가 세계의 3대 화폐가 될 것" 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이 현재와 같은 발전속도를 유지한다면 베이징이 국제도시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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