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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천국' 홍콩 전세계 음식 망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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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홍콩섬의 코즈웨이베이(causeway-bay)거리. 음식점을 뜻하는 주점(酒店).주가(酒家).주루(酒樓)란 글이 적힌 간판이 하늘을 온통 뒤덮고 있다.

멀리서 바라본 마천루의 숲 길이 순식간에 '먹자거리' 로 다가온다. 창밖으로 내건 메뉴판엔 온갖 산해진미(山海珍味)가 등장한다. 음식점에 들어서기도 전에 '홍콩=음식천국' 이란 말을 눈으로 먼저 실감하게 된다.

6년째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교포 김원경씨는 "홍콩은 광둥(廣東)식을 기본으로 베이징(北京)식.쓰촨(四川)식.상하이(上海)식 등 다양한 중국요리뿐 아니라 인도.태국.일본.한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전세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 이라고 말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들어선 음식점은 '슈퍼스타 시푸드 레스토랑' . 둥근 테이블마다 가족.친구.직장동료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테이블 사이로는 종업원들이 음식 수레를 밀고 다니거나 큰 쟁반 위에 몇몇 음식을 얹어놓고 큰 소리로 알 수 없는 요리이름을 외쳐댄다. 테이블에 앉아 있던 아이가 수레 위에 놓인 음식을 먹자고 엄마에게 보챈다. 좌석이 2백여개인 식당 내부가 온통 수라장이다. 이것이 딤섬을 파는 홍콩 식당의 내부 풍경이다.

딤섬은 한입에 쏙 들어갈 정도로 예쁘게 빚은 음식을 통틀어 하는 말. 우리내 만두와 비슷한 것부터 교자.춘권.연잎에 싼 밥 등 다양하다. 지지고 튀기고 찌고…. 음식을 요리하는 방법이란 방법은 모두 동원된 것이 딤섬인 셈이다. 그러다보니 이 집의 딤섬메뉴가 2백가지를 훌쩍 넘는다.

딤섬은 종업원이 주문을 받지 않는다. 대신 종업원이 테이블 사이로 음식을 갖고 오고 가는데 이 때 손님이 원하는 것을 골라 먹으면 된다. 딤섬은 한 그릇에 2~4개 정도 담겨 있으므로 여럿이 함께 가야 여러가지 맛을 만끽할 수 있다.

딤섬을 먹을 때 차를 곁들이는데 이를 '얌차(飮茶)' 라고 한다. 얌차를 할 때 사람들이 검지.중지.약지를 모아 테이블을 세번 정도 두드리는 광경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자신의 잔에 차를 따라주는 상대방에 대한 감사의 표현. 차 주전자 뚜껑을 열어두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차가 떨어졌다는 표시다. 뚜껑이 열린 주전자에는 종업원이 바로 더운 차를 채워준다. 탁자 두드리기.뚜껑 열어두기 등을 따라 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홍콩인들은 딤섬이든 얌차든 아침.점심시간에 주로 즐긴다. 그래서 딤섬전문식당도 저녁에는 중국요리를 낸다. 홍콩인들은 부드럽고 담박한 광둥식, 시고 매운 쓰촨식, 궁중요리 스타일의 베이징식 등 입맛따라 중국요리집을 찾아다닌다.

음식평론가 추아람씨는 "홍콩의 중국집은 같은 이름의 메뉴라도 요리집 마다 비법이 달라 맛 또한 다르기 때문" 이라고 설명한다.

중국 요리를 주문할 때는 서양식 코스처럼 진행되기 때문에 순서가 중요하다. 쌀밥과 요리를 함께 먹고 탕은 나중에 먹으며, 차거나 마른 음식에서 따뜻하고 국물 있는 음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다. 냉채→해물요리→고기요리→두부나 야채요리→탕→밥이나 면요리→디저트 등의 순으로 주문한다면 훌륭한 정찬을 즐길 수 있다.

중국음식은 독한 향신료 '향채(香菜)' 를 쓰는 경우가 많으므로 거북하면 주문할 때 빼달라고 하는 게 좋다.

'먹는 것이 남는 것' 이란 말이 홍콩에선 딱 떨어지는 표현이다. 짬이 날 때마다 이것저것 맛보는 것도 좋지만 과식하지 않는 것이 홍콩 음식 1백배 즐기기의 첫번째 요령이다.

한편 캐세이패시픽항공(http://www.cathaypacific.co.kr) (02-3112-8000)에서는 왕복항공권.일급호텔숙박.아침식사가 포함되는 2박3일 자유여행 상품을 58만5천원(어른 기준)부터 내놓고 있다.

홍콩=유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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