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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예술작품같은 수원월드컵 경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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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콜로세움은 고대 로마시대 경기장이었다. 당시 철저히 실용적 목적에서 지어졌을 이 건축물은 세월의 더께가 쌓이면서 '문화' 가 되고 '예술' 로 격이 올라갔다.

2002 한.일 월드컵 경기장으로는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이어 국내 두번째로 13일 개장하는 수원 월드컵 스타디움(팔달구 우만동)은 '축구장도 예술작품이 될 수 있겠구나' 라는 느낌을 준다. 지붕은 날아오르는 거대한 새의 날개 모양이다.

21세기로 웅비하는 경기도와 수원시를 상징한다고 하지만 의미는 갖다붙이기 나름이다. 당초 시공비를 부담키로 했던 삼성전자가 수원 삼성 프로축구단 전용 구장으로 쓰려고 했기 때문에 수원 구단의 이름(블루윙즈)에서 개념을 따왔다는 얘기도 있다.

수원 성문을 형상화한 정면 출입문을 지나 경기장에 들어서면 거대한 '벽화' 와 맞닥뜨린다. 스탠드 의자를 12가지 색상으로 배치한 색채 그래픽이다. 축구선수가 헤딩하는 모습, 경기도와 수원시 심벌마크 등이 그려져 있다. 외국 프로축구팀 전용구장이나 최근 개장한 부천종합운동장 등에는 소속팀 영문 이름이 새겨져 있지만 스탠드 전체로 '그림' 을 그린 것은 세계 최초라고 한다.

의자 가격이 더 든 것도 아니어서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4만3천1백38석 의자는 일어서면 자동으로 접히게 돼 편리하다. '1인 1의자 갖기 운동' 에 10만원 이상씩 낸 사람들은 월드컵이 끝난 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의자에 앉아 관전할 수 있다. 현재 2만여명이 동참했다.

그라운드에는 융단 같은 사계절 잔디가 깔려 있다. 3년 전부터 애지중지 관리해 오다 옮겨심은 것이다.

44m50㎝ 높이의 지붕 위에서는 12만8천여평의 경기장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1천석의 스탠드를 갖춘 보조구장, 두 면의 천연잔디, 한 면의 인조잔디 연습장이 있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수영장.골프연습장.유스호스텔 등을 지어 시민 체육공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13일 개장식에 이어 수원의 자매도시 8개팀을 초청한 국제청소년축구대회 개막 경기(수원고-바르셀로나 선발)가 열린다.

수원=정영재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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