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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 조창수씨, '은자의 나라…' 출간 예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한국 민속.미술품들의 사진과 해설을 담은 도록(圖錄)이 출간된다.

한 한국인 여성이 10여년 노력한 끝에 올 가을 발간될 도록 『은자(隱者)의 나라에서 온 민족지(誌)』에는 이 박물관에 소장된 한국 관련 물품 3천3백여점 중 대한제국 시절에 수집된 1백56점이 실리게 된다. 이 책이 빛을 보기까지에는 스미소니언 박물관 아시아담당 학예관 조창수(趙昌洙.76)여사의 공이 컸다.

평양에서 태어난 趙여사는 경기여고를 졸업한 뒤 1949년 도미(渡美)해 워싱턴주립대에서 민속학을 전공했고 이후 35년간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일해왔다. 87년에는 한국전쟁 때 미국으로 불법 반출된 고종과 순종의 옥쇄 등 한국문화재 93점이 한국 국립박물관으로 반환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그는 94년 43년 만에 귀환한 한국전쟁 국군포로 조창호(趙昌浩)중위의 친누나다.

趙여사의 도록 출판작업은 한동안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방미 때 박물관을 찾은 이희호(李姬鎬)여사의 도움으로 출간 작업이 활기를 띠게 됐다.

李여사가 趙씨의 사정을 전해듣고 문화관광부 기금 1만달러가 지원될 수 있도록 주선한 것이다. 양성철(梁性喆)주미대사는 9일(현지시간) 대사관에서 박물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趙여사에게 기금을 전달했다. 한국 벤처기업인 몇명도 출판기금을 지원했다.

한편 박물관측과 한국인 관계자들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내에 한국미술 상설전시관을 만들기 위해 85년 조성한 한국문화유산기금(Korea Heritage Fund)의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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