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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주 사들이는 외국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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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올해 외국인들이 일부 우량기업의 우선주를 집중 매수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외국인 지분이 가장 많이 늘어난 10개 종목(상장폐지대상.관리종목 제외) 가운데 우선주가 5개를 차지했다.

삼성물산 우선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에 비해 30.1%포인트나 늘어났다. 외국인의 매수로 주가는 65.4% 뛰었다. SK 우선주도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해 말 39.9%에서 64.0%로 늘면서 주가가 1만1400원에서 5만4700원으로 3.8배나 급등했다. 또 LG전자 우선주의 외국인 지분이 26.4%포인트 높아졌고, 태평양제약 우선주(19.6%p), 금호석유 우선주(18.5%p)도 지분율이 올랐다.

대우증권 신동민 선임연구원은 "삼성물산이나 SK 등은 국내 최대 주주 지분보다 외국인 지분이 많아 경영권 위협이 거론되는 기업들"이라며 "외국인들이 이들 기업의 보통주에 투자하면서 우선주에도 병행 투자해 주가 동반 상승 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 진단했다.

우선주의 경우 유통 물량이 보통주의 수십분의 1에 불과해 소규모 투자로도 주가 급등을 노릴 수 있다. 신 연구원은 "대부분의 우선주는 배당을 안하면 의결권이 부활돼 보통주로 전환되기 때문에 우선주 투자로 배당압력을 높이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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