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무역상사 무역활동 갈수록 위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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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국 무역의 전진기지였던 종합상사들의 무역활동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LG.현대 상사 등 주요 종합상사의 수출은 전년 대비 28.4% 줄어든 45억4천8백만달러였다. 이는 지난달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증가율(-9.3%)보다도 훨씬 악화된 것. 종합상사들의 수입 역시 1분기에 17.5%가 줄어 국가 전체(-2.1%)보다 한참 뒤처졌다.

국가 전체 수출에서 상사들이 담당한 수출 비중은 올 들어 1분기 중 41.2%에 그쳤는데, 4월에는 37.1%로 30%대까지 떨어졌다. 상사들의 수출비중은 1990년대까지 전체의 절반(99년 52.2%)이상을 차지하다 지난해 47.2%로 떨어졌다.

종합상사들은 최근 해외 경기침체로 대행수출.수입에만 의존해서는 이익내기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새로운 사업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미국.일본 등 경기도 좋지 않아 마진이 적은 수출대행보다는 개발.인터넷 사업 등 자체사업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상사는 자원개발 무선콘텐츠 및 솔루션사업 등 신규 사업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마진이 높지 않은 섬유.의류 수출은 정리하고, 화학.정보통신.비철금속 등에 집중하고 있다.

무역협회 박양섭 무역연구실장은 "종합상사들의 수출대행 포기로 해외 네트워크와 신시장 개척 노하우를 잃어버리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며 "우리 경제의 수출확대에는 우려할 만한 일" 이라고 말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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