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 본사 유치위해 치열한 경쟁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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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미국의 시카고.덴버.댈러스가 보잉의 본사를 유치하기 위해 세제혜택 등을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거대 기업이 이사 올 경우 새 일자리 창출은 물론 수억달러 규모의 세수 증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서부 워싱턴주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보잉사는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문화에 새로운 변화를 주기 위해 늦어도 올 가을까지 본사를 이들 3대 도시 중 한 곳으로 이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오헤어공항을 끼고 있는 시카고의 경우 보잉사 간부들을 상대로 개별적 설득작업을 펴고 있다. 시카고가 보잉측에 제시한 혜택은 ▶5백만달러 이상의 세금공제▶주정부에 내는 세금의 15년간 유예 등이다.

덴버의 경우는 워싱턴주 출신의 전설적인 쿼터백 존 얼웨이(덴버 브롱코스 소속)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워 보잉사 간부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덴버시장은 중립성 유지를 위해 보잉사 유치 경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대신 콜로라도주 관리들을 시켜 보잉측에 향후 4년간 보잉의 재산세 50%를 환불해 주겠다고 제의했다는 것이다.

법인세와 개인 소득세가 없는 댈러스는 보잉이 이사 올 경우 재산세를 75%까지 감면해 주겠다고 제의해 놓고 있다.

이와 함께 댈러스는 보잉이 가장 중시하는 다양한 문화.풍부한 고급 인력.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갖추었다고 선전 중이다. 또 댈러스가 미국 내 새로운 허브(중추)공항이란 점도 강조하고 있다.

올해에만 30억달러의 이익을 예상하는 보잉으로선 3개 도시가 제시하는 혜택이 '코끼리에 비스킷' 수준이라며 여유를 보이고 있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전을 결정한 이상 회사측에 가장 많은 이익을 주고, 사업하기도 가장 편한 곳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보잉은 이달 중 3개 도시를 순방한 후 6월까진 최종 결정을 내리고 9월 중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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