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선의 책끼 읽끼] 글 요약 연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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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금의 어린이들이 성인이 되면 주로 로봇이 할 수 없는 분석서비스 업종에서 일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고도로 훈련된 사고 능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미래 예측학자 로버트 B 라이크는 요약.체계적 사고.실험.협동연구 등을 통해 사고력을 키워야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요약 작업은 분석.종합.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이며, 그 자체가 체계적으로 훈련된 사고력이 없으면 어렵다.

스스로 요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려면 체계적인 사고력을 길러주는 수업 전략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행착오를 거쳐 요약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협동학습을 권하고 싶다.

우선 리더 중심의 협동학습 구조를 갖춘다. 네명 한모둠으로 각자 리더.섬김이.지킴이.기록이 역할을 맡는다. 리더는 모둠원이 빠짐없이 순서대로 돌아가며 발표할 수 있도록 한다. 섬김이는 발표자가 실수했을 때 다른 모둠원들이 상처를 주는 말을 못하게 조정한다. 지킴이는 모둠원이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로 시간을 끄는 일이 없게 한다. 기록이의 역할은 모둠원의 말을 받아적어 눈으로 보면서 사고 과정을 수정할 수 있게 한다.

수업 방법은 리더가 먼저 첫 문단을 큰 소리로 읽고 주요 단어에 밑줄을 치며 문단의 중심생각을 뽑아 발표한다. 나머지 모둠원은 리더의 중심생각이 제대로 뽑혔는지 토의해 수정한다. 발표 뒤 리더는 다른 모둠원을 지정해 다음 문단을 읽게 하고 같은 방법으로 글 전체를 학습한다.

한편의 글을 이처럼 읽고 문단의 중심생각을 모두 뽑으면 모둠원들은 기록이가 기록한 중심문장을 훑어본 뒤 이를 바탕으로 글 전체의 단락을 나눈다. 중심생각을 뽑던 방법으로 네명이 협동해 다시 내용을 요약한다.

<활동중심언어교육연구소장>

◇ 칼럼의 제목 '책끼읽끼' 는 중앙일보와 활동중심언어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의 조기 독서 프로그램입니다. 구독 및 독서 상담 02-379-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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