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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도 바이러스 주의… 끓여 마셔야 안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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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일부 중소도시 수돗물에서 바이러스 검출이 확인됨에 따라 지하수나 약수도 바이러스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어 끓여마시는 등 철저한 위생관리가 요청되고 있다.

4일 환경부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돗물은 여과.소독을 거치면서 바이러스가 제거되지만 지하수나 약수는 소독 없이 마시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오염되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실태=세계보건기구(WHO)는 병원성 미생물에 대한 수질기준으로 대장균 등 지표(指標)미생물을 이용토록 하고 바이러스 자체를 수질기준에 넣어 검사하는 것은 굳이 권장하지 않고 있다. 검사 비용이 1회에 50만원 이상으로 너무 고가이고 검사가 어려워 완벽한 소독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바이러스에 대한 수질기준이 없다. 또 정부.자치단체는 물론 학계에서도 지하수.약수의 바이러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적이 없다.

환경부 주봉현(朱鳳賢)수도정책과장은 "현재로선 지하수까지 바이러스 조사를 하기는 어렵다" 며 "개인이 개발해 마시는 지하수는 끓여먹는 등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또한 마시는 지하수는 먹는 물 기준을 적용하지만 생활용수로 사용되는 지하수는 대장균 기준만 적용한다.

◇ 미국의 지하수 바이러스=미국도 물의 바이러스를 정기 검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1998년 미국 수도협회가 미국내 4백48개 지점 지하수를 특별조사한 결과, 전체의 15.9%에서 뇌수막염 유발 우려가 있는 엔테로바이러스가, 14.5%에서 대장염을 일으킬 수 있는 로타바이러스가, 7.2%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됐었다.

미국 환경청은 특히 71~96년 발생한 지하수로 인한 전염병(총 3백71건) 중 9%가 바이러스 탓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내년 5월까지 지하수의 위생관리와 소독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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