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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 성찰한 번안극 '쥐사냥'·'자베트' 관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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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사람들은 드라마를 통해 다른 세계를 경험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도 있고, 일상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범죄심리도 느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외국에서는 연극을 종종 심리치료에 이용하곤 한다. 심리치료까지는 아니지만 요즘 대학로 무대에 올려진 번안극 '자베트' 와 '쥐사냥' 은 인간본성을 탐구하는 다소 무거운 주제의 작품이다.

▶자베트=말하는 까마귀 자베트를 둘러싼 인간들의 호기심과 오해를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다. 원작은 1951년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귄터 아이히가 만든 라디오드라마.

절대적 존재를 규정지으려는 인간의식의 한계를 나타낸 것일까. 장치와 소품 하나 없는 무대는 단순하다 못해 삭막하게 느껴진다.

소녀 엘리자베스와 까마귀의 순수한 교감, 그리고 단순한 멜로디의 주제음악은 동화적인 요소를 다분히 갖고 있다.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 6일까지 오후 7시30분, 금~일 4시 추가. 월 쉼. 강강술래 소극장. 02-766-1482.

▶쥐사냥=자베트가 인간 내면을 그린 작품이라면 쥐사냥은 현대문명에 대한 혐오와 경멸, 그리고 문명의 폐해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단면을 들춰내고 있다. 1967년 오스트리아 초연 당시, 거친 언어와 배우들의 대담한 연기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현대사회의 자유분방한 섹스와 신분상승의 욕망을 나타내는 유명 브랜드의 소비,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계 부속품같은 현대인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그려 문명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는 인간의 본성을 표현했다. 크리스치안 슈파첵.임수택 공동연출. 20일까지 오후 7시30분, 토.일.공휴일 3시.6시, 월 쉼. 알과핵 소극장. 02-745-8833.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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