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재테크 지도가 바뀐다] 5. 환테크로 재테크까지 해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온라인으로 무료 외환정보 서비스를 해온 컨설팅 업체 ㈜딜넷. 이 회사는 지난 1일부터 서비스를 유료화했다. 딜넷의 김상현 대리는 " '외환' 을 키워드로 놓고 주가 등 각종 경제정보와 외환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첫 시도" 라며 "이미 70개사를 유료 회원으로 확보했으며 연말까지 1천개사로 늘릴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최근 직장을 그만두고 전문 데이 트레이더의 길로 들어선 K씨. 주식 투자로 이미 적잖게 돈을 잃은 그는 요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환율을 예측한 후 그것을 바탕으로 주가 향방을 가늠해 투자로 옮기는 작업이 그것. "환율 예측도 주가만큼이나 어렵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일본 등 선진국과 중국 등 경쟁관계에 있는 나라의 경제 펀더멘털을 집중 분석하게 돼 그 성과가 축적되고 있다" 는 게 K씨의 설명이다.

이처럼 요즘 들어 환율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금융기관 재테크 상담 창구에 '환율이 어떻게 될 것 같으냐' 는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외환정보 제공을 전담하는 온라인 서비스도 늘어나는 추세다. 환율이 요동치고 있는 데다 '환(換)테크' 로 '재(財)테크' 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 전문가인 제일투자신탁증권 윤채현 부장은 "환란 직후인 1997년 12월 16일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를 받아들여 일일 환율 변동폭 제한을 없앤 것이 계기가 됐다" 고 말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예상보다 많이 오르고 내릴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통화가치가 일시적으로 과대 또는 과소 평가되는 것을 오버슈팅(Overshooting)이라 한다. 외환딜러들은 이 틈새를 파고들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윤부장은 "올부터 시작된 외환 거래 자유화 조치로 일반인도 본격적으로 환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된 만큼 외환이 머지않아 주식과 마찬가지로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떠오를 것" 이라고 내다봤다.

◇ 엔화를 보면 원화 환율과 주가가 함께 보인다=요즘 환율은 엔화 움직임에 연동되는 추세다. 예컨대 지난주 중반 1달러 1천3백7원 수준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주말 1천3백27.6원까지 급등했다. 달러당 1백21엔대에서 1백23엔대로 뛰어오른 엔.달러 환율과 같은 흐름이다. 우리 주가는 하루 '반짝' 올랐다가 곤두박질쳤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주식 투자자들은 엔.달러 환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일본 히라누마 경제산업상의 '엔 약세 묵인' 발언에 원화 환율은 금방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달러당 1백30엔은 부정적' 얘기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원화 환율 안정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물론 예측은 엇갈린다. 달러당 1백20엔선을 바닥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가 하면, 1백25엔선에서 추가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전문가들은 전자의 경우 원화 환율이 달러당 1천3백원, 후자의 경우 1천3백40원 안팎에 머물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 다양해지는 환율 관련 서비스=은행들은 기업은 물론 개인에게도 '주거래' 개념을 만들어 거래 실적이 좋은 고객을 대상으로 환전 수수료(외화를 사거나 팔 때 환율-기준환율)를 깎아주고 있다. 외환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내부 외환팀을 강화하는가 하면 외화예금 거래 절차를 간소화하는 데도 분주하다.

해외 뮤추얼 펀드 판매가 활성화하는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씨티은행이 프랭클린 템플턴 펀드와 피델리티 펀드를 시판한 이후 한국.대한.제일 투자신탁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 상품은 국내 뮤추얼 펀드와는 달리 환율 변동의 영향이 수익률에 함께 반영되는 게 특징이다.

온라인 외환 서비스 회사도 늘고 있다. 한미은행의 경우 별도의 외환 홈페이지 '포렉스 뱅크' 를 가동 중이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서비스를 자행(自行)인터넷 홈페이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전문 회사들은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있다. 팍스넷과 공동으로 국내외 경제.증시 속보를 제공하면서 환율의 기술적 분석과 예측 방법까지 제공하는 딜넷이 대표적이다.

허의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