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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국회, 금융비리 연루 와히드에 2차해명 요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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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자카르타=연합] 인도네시아 국회는 30일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의 금융 스캔들 연루 의혹에 대해 2차 해명요구서를 발부키로 결의, 와히드의 정치적 운명이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다.

국회는 이날 조달청 공금 횡령 및 브루나이 국왕 기부금 증발 사건에 대한 와히드의 답변을 놓고 10개 정파의 평가를 들은 뒤 표결에 들어가 찬성 3백63표, 반대 52표의 압도적 차로 2차 해명요구서를 발부키로 결정했다.

와히드는 이에 따라 한달 이내에 부패 연루 의혹에 대해 국회에 다시 해명해야 하며, 답변을 거부하거나 제대로 해명하지 못할 경우 국회는 탄핵 여부를 결정짓기 위한 국민협의회(MPR)특별 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10개 정파 중 최대 정당인 민주투쟁당(PDIP)의 드위리아 라티파 의원은 정파별 평가 보고에서 "대통령은 최근 3개월 동안 1차 요구서에 진지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며 "그는 헌법을 위반한 것은 물론 부정부패 청산에 실패했다" 고 말했다.

제2당인 골카르당의 입누 문지르 의원은 "와히드가 1차 해명요구서 발부 후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는커녕 국론 분열성 발언을 일삼았으며, 특히 분리 독립 움직임과 종족 및 종교 분쟁으로 국토 분열 위기를 맞고 있음에도 잦은 해외 순방을 강행했다" 며 PDIP 주장에 동조했다.

그러나 와히드는 지난달 29일 그의 정치적 기반인 이슬람단체 나들라툴 울라마(NU)가 주최한 구국 기도회에 참석, "우리는 강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굴복할 수 없다" 며 정치적 타협 가능성을 일축해 인도네시아 정국은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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