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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혁명] 3. 소금 섭취 반으로 줄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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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 섭취량을 줄이면서 자연히 물을 많이 마시게 됐어요. 과거엔 생수를 하루에 작은 페트병 하나(500㎖)도 채 마시지 못했는데 요즘은 두 병 이상 마십니다. 그 덕분인지 아침에 일어나도 얼굴이 덜 붓고 피부도 좋아지는 느낌이에요."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손숙미 교수가 건강을 위해 소금이 많이 든 국을 멀리 하면서 생긴 변화다.

인류 최초의 조미료이면서 옛날엔 돈 대신 봉급(샐러리맨의 유래)으로 줄 만큼 귀했던 소금. 그러나 요즘엔 천덕꾸러기 신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에 소금을 5g 이상 먹지 말라고 권한다. 한국영양학회도 하루 8.7g 이하로 제한한다.

소금을 장기간 과다 섭취하면 고혈압.뇌졸중.심장병.신장병.위암의 발생 위험이 커진다(삼성제일병원 내과 신현호 교수). 실제 소금을 하루 평균 4g 먹는 에스키모인의 고혈압 발생률은 0에 가깝다. 반면 고혈압 다발지역으로 유명한 일본 아키다에 사는 고혈압 환자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33g이나 된다. 소금 섭취량이 세계 최고 수준(1인당 하루 12.5g, 국민영양조사 결과)인 한국인은 성인 남성 3명 중 한 명, 성인 여성 4명 중 한 명이 고혈압 환자다. 또 다른 나라에선 5대 암에도 포함되지 않는 위암이 우리나라에선 줄곧 1위다. 국민고혈압사업단 관계자는 "하루 소금 섭취량을 절반으로 줄이면 최대 혈압이 평균 4~6㎜Hg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 김치.국.찌개.생선요리에서 소금의 3분의 2 섭취=손 교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김치를 통해 하루 소금 섭취량의 약 30%를 먹는다. 김치와 국.찌개.생선(조림.구이) 등 4대 짠 음식이 전체 소금 섭취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나 된다. 따라서 이 네 음식을 통한 소금 섭취를 가급적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손 교수는 "김치 한그릇(작은 접시)엔 소금이 0.6~1.4g 들어 있다"며 "그렇다고 김치를 먹지 말라고 권할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밝혔다. 간을 조금 싱겁게 하거나 한 그릇당 소금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나박김치(1.4g) 대신 갓김치(0.6g)를 먹는 것 외엔 뾰족한 대안이 없다.

국 한 그릇의 소금 함량은 1.4~3.5g. 따라서 국은 작은 그릇에 담아 먹어야 한다. 된장국엔 소금이 약 1% 들어가므로 한국인이 먹는 된장국(한 그릇의 국 무게는 평균 270g)엔 소금이 2.7g쯤 들어 있다. 반면 우리 밥공기만한 그릇에 담긴 일본 미소국(된장국의 일종, 평균 국 무게 150g)의 소금 함량은 1.5g에 그친다.

손 교수는 "하루 한끼는 국 대신 숭늉이나 누른밥을 먹고, 가능한 한 맑은 국을 즐기며, 국을 먹더라도 건더기만 먹고 국물은 남길 것"을 당부했다.

찌개 한 그릇엔 소금이 1.5~4.4g이나 들어 있다. 따라서 찌개나 국을 조리할 때 소금 대신 버섯.호박.양파.마늘.고추.허브 등 맛을 내는 양념을 적극 사용하면 '맛은 떨어지지 않으면서 혈압을 올리지 않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반 생선의 소금 함량은 한토막에 1~2g. 그러나 자반 고등어 한토막엔 3g이나 들어있다. 생선에 소금간을 하지 말고 구워서 고추냉이.무를 갈아 넣은 간장에 찍어 먹으면 맛의 차이는 별로 없으면서 소금 섭취는 줄일 수 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 소금 섭취를 줄이는 법

. 과일·채소를 많이 먹으면 소금 섭취는 줄고 식이섬유 섭취는 늘어난다.

. 소금 대신 양파·마늘·고추·허브 등 음식 맛을 내는 양념을 이용한다.

.생선 요리시 간장 대신 민트·코리엔더 등 허브로 맛을 낸다.

. 패스트푸드(피자 한조각에 2∼3.8g의 소금 함유)·인스턴트 식품의 섭취를 가급적 줄인다.

. 샐러드 드레싱에 소금 대신 레몬즙을 넣어 맛을 낸다.

. 국·찌개를 되도록 적게 먹고, 먹더라도 국물은 남긴다.

. 음식에 직접 간을 하지 않고 간장에 찍어 먹는다.

. 기름을 적당히 이용해 기름 맛으로 먹는다.

. 젓갈·장아찌 등 고염식품의 섭취를 줄인다.

. 식탁에서 소금을 추가로 뿌리지 않는다.

. 일반 간장(염도 16∼18%) 대신 저염 간장(염도 12%)을, 양을 늘리지 않고 쓴다..

. 음식은 뜨겁고, 설탕을 많이 쓸수록 짠 맛이 덜 느껴진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 생선과 무순, 생선구이와 레몬, 생선회와 들깻잎, 쇠고기와 피망 볶음, 쇠고기 편육과 사과 소스, 돼지고기와 파인애플 등 음식의 궁합을 맞추면 소금을 덜 써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

. 식초와 조리용 술을 이용하면 소금·간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 깨·고추를 적절히 사용해 요리한다.

. 소금의 고혈압 유발 성분인 나트륨을 몸밖으로 배설시키는 칼륨이 많이 든 감자·콩·채소·과일을 충분히 먹는다.

■ 소금 이렇게도 써봐요

.단백질 응고=생선.고기 구울 때 소금을 미리 뿌려두면 표면이 단단해진다. 달걀 삶을 때 소금을 1~2% 뿌리면 달걀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갈변 방지=껍질을 벗긴 과일을 소금물에 담가두면 변색을 막을 수 있다.

.신맛을 줄임=초무침.초밥에 소금을 넣으면 신맛이 부드러워진다

.단맛을 증가시킴=설탕에 소량의 소금을 넣으면 단맛이 강해진다. 단팥죽이나 수박에 소금을 소량 넣으면 더 달다.

.도마닦기=생선.육류를 조리한 뒤 도마에 남은 자국을 소금으로 문질러주면 핏자국과 냄새가 제거된다.

.사기그릇.유리컵 닦기=소금으로 문지르면 얼룩이나 문양 사이에 낀 때가 잘 빠진다.

.입안과 목 헹구기=소량(2/3 작은술)의 소금을 넣은 물로 입안과 목을 헹군다.

.조화(造花)의 먼지 없애기=커다란 봉지에 소금 한줌과 조화를 넣고 흔든 뒤 살짝 물에 씻어 말리면 깨끗해진다.

.치아 희게 하기=소금과 베이킹 소다를 1대 2 비율로 섞어 이를 닦는다.

.커피 맛있게 끓이기=커피를 끓인 직후 소량의 소금을 넣으면 커피 향이 좋아지고 쓴 맛이 줄어든다.

.튀김 기름의 온도 확인하기=가열 중인 기름에 소금을 소량 떨어뜨렸을 때 소리가 나면 160도 내외다.

자료 : 대한영양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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