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국제기아대책기구 랜달 호그 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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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랜달 호그(44)국제기아대책기구 신임 총재가 한국기아대책기구 초청으로 방한, 26일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난 11년간 전세계 50여개국에 3천만달러 이상을 지원해 준 한국 정부와 한국기아대책기구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구체적인 대북지원 협력방안 등을 논의한다.

국제기아대책기구는 1971년 설립된 구호.선교단체로 50여개국에서 2천1백여명이 구호.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또 한국.미국.영국.캐나다.일본.스위스.노르웨이.스웨덴 등 8개국이 파트너십으로 모금과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 향후 대북 지원사업의 방향은.

"우리 기구는 지난 5년간 북한에 컨테이너 90대 분량의 구호물품을 제공하고 비료공장 건설을 돕는 등 모두 6백50만달러 이상의 물적 지원을 해왔다.

앞으로는 장기적 관점에서 개발사업을 돕되, 기아가 심각할 경우에는 물적지원도 해줄 것이다. 북측과 협의해 이르면 6월께 방북해 기아 현황을 살펴볼 생각이다. 북한의 농업.보건.경제개발.교육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

- 현재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기아 상태는.

"유엔.유니세프.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등이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수개월 안에 심각한 기아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량난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기근이 발생하면 부녀자와 어린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

특히 북한의 어린이들은 대부분 만성적 영양실조로 발육이 부진하다. 비공식적인 집계에 의하면 지난 5년간 북한에서 3백만명 이상이 굶어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

- 전세계적인 아동 기아의 현황은.

"전세계적으로 매일 2만4천여명이 굶어죽고 있는데 그 대부분이 어린이들이다. 특히 북한.수단.에티오피아.모잠비크 등에서 아동 기아가 심각해 의료 및 식량구호가 절실하다. "

- 한국의 국제구호사업을 평가한다면.

"한국은 국제기아대책기구의 핵심 파트너 중 하나로 물적지원은 물론 기아봉사단 파견 등 인적지원도 활발히 하고 있다. 구호 영역을 남미.아프리카.아시아 등으로 확대하는 등 과거 국제구호단체의 수혜국이 원조국으로 변모한 훌륭한 사례다. "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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