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회피 연아’ 동영상 고소 … 네티즌 “과잉 대응” vs “조작은 잘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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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인터넷에서 ‘회피 연아’라는 이름으로 확산 중인 동영상(사진)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피겨 선수 김연아를 안으려고 시도하는 듯한 모습의 동영상 유포와 관련, 문화부가 지난 8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해당 아이디를 추적해 신원을 확인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회피 연아’로 불리는 이 동영상은 지난 2일 밴쿠버 겨울올림픽 선수단 귀국 때 공항 환영 장면을 담고 있다. 4초가량의 짧은 동영상에서 유 장관이 김연아 선수의 목에 꽃다발을 걸어 주면서 포옹하려 하자 김 선수가 몸을 피하는 듯한 모습이다. 화면 왼쪽 상단엔 ‘KBS1 HD’라는 배너가 찍혀 있어 마치 뉴스 화면처럼 보인다. 이 동영상은 선수단 귀국 직후 트위터 등을 통해 급속히 퍼져 나갔다. 이와 관련해 문화부는 “문제 동영상은 KBS 뉴스에 실제 방송된 게 아니라 프레임을 조작하고 속도를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왜곡 조작한 것”이라며 홈페이지에 실제 뉴스 장면을 게재했다. 이번 고소에 대해선 “공인인 유 장관이 국민 영웅 김연아씨를 성추행하려는 듯한 의도를 가진 것처럼 설명을 붙여 악의적 명예훼손을 의도했다”며 “잘못된 인터넷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엔 문화부 장관에 대한 많은 패러디가 올라 있지만 이번 동영상은 패러디나 유머 수준이 아니라 왜곡 조작된 것을 사실처럼 포장·배포한 게 문제”라고 강조했다.

문화부의 고소 사실이 알려진 뒤 네티즌들은 “문화부가 과잉 대응한다”는 비난과 함께 일각에선 “악의적 조작은 잘못”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는 ‘회피 연아’ ‘유인촌’ 등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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