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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떠난 자리 '여인천하' 시청률 30% 넘어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SBS의 50부작 월화 사극인 '여인천하' (연출 김재형.극본 유동윤)가 인기 궤도에 올라섰다.

지난 2월 5일 첫 방송 후 MBC '아줌마' 에 눌려 15~16%에 불과하던 시청률이 지난 17일 22회 방영 때는 31.9%(TNS 미디어 코리아 기준)를 기록한 것. 시청률 30%는 방송계에서 인기 드라마의 기준으로 삼는 수치다.

이같은 인기는 일차적으로는 사회적으로 화제가 됐던 '아줌마' 의 종영에 따른 것이다. '아줌마' 종영 후 첫 방송된 방영분(3월 26일)의 시청률이 6% 포인트 이상 훌쩍 뛴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게다가 등장인물간의 갈등 관계가 부각되면서 탄력이 붙었다. 사극의 특성상 초기에는 수많은 등장인물의 관계와 성장 배경 등을 설명하느라 흡인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직 난세의 풍운녀 정난정(강수연)이 입궐하지 못하고 기생살이를 하고 있음에도 후궁 경빈 박씨(도지원)와 문정왕후(전인화)사이의 갈등이 시청자들의 혼을 빼놓고 있다.

최근 방영분에선 중종의 첫째 아들 복성군을 낳은 경빈 박씨가 또 임신을 하자 애를 못 낳은 문정왕후가 탕약을 강제로 먹이는 등 두 사람의 신경전이 절정을 향해 달리고 있다. 여기에 신분상승에 목숨을 거는 정난정이 문정왕후의 오빠 윤원형(이덕화)의 정실이 되기 위해 쏟는 피나는 노력도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소다.

KBS의 '용의 눈물' '태조왕건' 등이 권력투쟁과 인간의 심리를 선 굵게 표현했다면 '여인천하' 는 모처럼 궁중 여자들의 암투를 그려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청초한 여인과 요부의 양면성을 지닌 정난정의 캐릭터나 단아함과 카리스마라는 대조적 성격을 함께 지닌 문정왕후역 등이 탄탄한 대본에 힘입어 현실성을 얻으면서 "또 궁궐 여인들이 싸우는 얘기냐" 던 방영 초기의 비난도 많이 사그라들었다.

저잣거리 풍경과 조광조를 위시한 궁궐 내 인물들의 권력관계를 엿보게 하는 장면을 적절히 배치한 것도 극의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이 드라마의 성공 비결은 전인화의 연기에 있다. '여인천하' 홈페이지에 "역시 사극엔 전인화" 라는 글이 수없이 올라 있을 정도로 그녀의 대사와 눈빛 연기는 신세대 연기자들로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여인천하' 는 앞으로 문정왕후가 정난정을 운명적으로 만난 뒤 정적들을 제거하며 정권을 잡는 과정과 정경부인이 된 난정이 문정왕후와 함께 조선을 좌지우지하다 몰락하는 모습을 그리게 된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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