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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2004] 케리 "예감이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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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메이저 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누구보다 더 반긴 사람은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인 존 케리다. 그는 보스턴시가 속해 있는 매사추세츠주의 상원의원을 20년째 하고 있다. 케리는 보스턴의 우승이 자신의 대선 승리와 이어질 것이라 기대할 만하다.

케리 측이 기대하는 것은 '밴드 왜건'(편승효과) 현상. 밴드를 태운 왜건(짐마차)이 요란스럽게 마을을 지나가면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모여든다. 이처럼 보스턴의 우승에 편승하는 유권자들이 케리를 지지할 것으로 믿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보스턴이 월드시리즈에서 4연승을 거둔 상대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홈 구장 이름이 '부시' 스타디움이어서 케리는 더욱 들떠 있다. 물론 운동장의 이름이 부시 대통령의 'Bush'가 아니라 'Busch'지만 발음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레드삭스가 지난 20일 뉴욕 양키스에 3연패 후 4연승으로 역전했을 때도 케리는 대선 승리를 예감했다. 많은 미국인이 현직 대통령인 부시를 막강한 '양키스 제국'에 비유했기 때문이다. 물론 스포츠 경기의 결과가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물증은 없다. 야구가 당파적 이해관계와 밀접하다고 할 수도 없다. 그래서 부시 대통령 측은 그 나름대로의 이유로 레드삭스의 우승을 반겼다. 레드삭스가 속한 아메리칸 리그 우승자가 월드시리즈에서 승리한 해에 치러진 16번의 대선에서 공화당이 9번이나 승리했다는 것이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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