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눈부시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름 같은 봄이다. 꽃과 나무가 흐드러진 봄을 잡으러 밖으로 나가보자. 그곳엔 따뜻한 햇살과 꽃, 나무, 그리고 밝은 웃음도 있으니….
◇ 봄볕속에 풍류를 맛보자〓시내 한복판에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남산한옥마을이 다양한 봄 행사를 준비했다. 봄날 야외마당에서 진행되는 '한옥생활 옛날 옛적에' 는 조상들의 일상적인 생활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중앙마당에서는 두부만들기.떡메치기.새끼꼬기.다듬이질.도리깨질 등을 재현한다.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다. 또 기생과 양반 복장을 한 캐릭터 인형과 함께 사진을 찍고, 주최측이 마련한 양반.상민.혼례복.어린이 한복을 입고 옛사람 흉내를 내볼 수 있다.
주중에는 옻칠.매듭.자수 등 각종 전통공예를 시연하며 매주 수.목.금요일 낮 12시부터 한 시간 동안 대금.해금.피리.가야금 등 전통악기 연주회가 열린다. 한옥의 그윽한 정취와 전통악기의 차분한 선율에서 봄날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입장료는 없으며 매주 화요일엔 문을 닫는다. 문의 02-2266-6937.
◇ 자연 속 봄을 느껴보자〓서울을 벗어나고 싶다면 '꽃.나무 백화점' 인 갈매수목학습원(경기도 구리시)이나 사능수목학습원(경기도 남양주시)이 제격이다. 서울을 약간만 벗어나면 봄 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다. 사전에 전화 예약을 해야 한다. 입장은 무료. 식재용 나무를 키우는 두 곳 모두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http://www.parks.seoul.kr)가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5월부터 일반에 개방했다.
사능수목학습원(031-573-8120)은 2만9천평의 터에 벚나무.매화.배나무.철쭉 등 88종 40만주가 자라고 있다. 특히 봄철에는 수백만주의 앵두나무에 열매가 열려 누구나 눈치 보지 않고 따먹을 수 있다. 2만6천평의 갈매수목학습원(031-571-2637)도 벚나무.개나리.철쭉 등 37종 25만주가 살고 있다.
나무 구경에 다리품을 팔았다면 학습원 잔디밭에서 휴식을 취하며 점심을 먹는 것도 재미다. 나무들 사이에 잔디밭이 군데군데 있어 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을 수 있다. 모두 오전 10시~오후 5시 문을 열며 연중무휴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