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최고인민회의 폐막] 교체설 홍성남총리 유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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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5일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예산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문일봉 재정상이 "불패의 군력을 위한 예산편성" 을 강조한 것은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홍성남(洪成南)총리도 이례적으로 행한 최고인민회의 보고에서 "인민군대의 전투력을 강화하는 데 나라의 경제적 잠재력을 최대한 조직.동원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 경제 살리기에 초점〓올 북한의 총 예산은 북한 원화로 2백15억7천80만원(약 98억9천4백86만달러, 1달러〓2. 18북한원).

文재정상은 "과학기술 수준의 세계적 향상과 공장.기업소의 기술 개건(改建)에 많은 자금을 배당했다" 고 말해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강조한 과학발전과 설비 개조에 초점이 맞춰졌음을 나타냈다. 지난해 세입은 2백9억4백33만원, 세출은 2백9억5천5백3만원으로 약간 적자였다.

洪총리는 "지난해 멎었던 공장.기업소가 다시 돌아가고 2천6백개 공장이 연간계획을 넘쳐 수행했다" 며 지난해 북한이 경제난 극복에 무게를 두었음을 공개했다.

◇ 대미 입장 거론 안해〓기대됐던 대남.대미정책 입장은 거론되지 않았다.

강성윤(姜聲允.북한학) 동국대 교수는 "최고인민회의가 金위원장이나 노동당의 정책결정을 추인하는 '거수기(擧手機)' 에 불과한 데다 아직 내부 입장 정리가 안됐기 때문일 것" 이라고 설명했다.

법률승인과 조직문제 등 여타 논의 내용을 북한은 즉각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공(加工)무역법과 함께 저작권법이 포함된 것은 북한이 지적재산권 문제 등 서방과의 접촉에 눈을 떴음을 보여준다.

조직문제는 일부 부서의 구조개편 정도에 머물렀을 것이란 게 정부 당국의 분석이다.

특히 1998년 9월부터 일해온 홍성남 총리의 교체문제도 낭설로 그쳤다.

◇ 권력서열 변화 없어〓김정일을 필두로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조명록(군총정치국장)▶홍성남▶김영춘(총참모장)▶김일철(인민무력부장)▶전병호(군수담당 비서)등으로 이어지는 주석단 서열도 별다른 변화가 없고 '국방위원' 이 윗자리를 차지해 군부 중심의 '김정일 체제' 를 보여줬다.

총리 기용설이 있던 연형묵(延亨默)자강도 당책임비서 겸 국방위원은 주석단 서열이 10기 3차 회의(2000년 4월) 때보다 4단계(12위→8위) 뛰어오르는 데 그쳤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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