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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0만원이면 경매 가능 … 60만원으로도 살 수 있어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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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호 26면

“1350, 1350, 더 없습니까. 낙찰됐습니다.”
박혜경(43) 서울옥션 경매사가 망치를 두드렸다. 그림의 주인이 바뀌는 순간이다. 청전 이상범의 ‘외금강삼선암추색(外金剛三仙岩秋色)’의 첫 경매 가격은 300만원. 경매가 시작되자마자 서면과 전화 응찰을 대리한 서울옥션 직원들이 경쟁적으로 표지판을 들어올렸다. 금세 1000만원이 넘어갔다. 현장 응찰자들까지 가세했다. 가격이 올라가면서 응찰자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갔다. 전화 응찰자가 1300만원을 불렀다. 현장에선 다시 응찰판이 올라왔다. 1350만원이다. 박 경매사가 전화 응찰자 쪽을 가리키며 “1400만원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응찰 대리 직원이 잠시 통화를 하더니 고개를 가로젓는다. 낙찰을 알리는 망치 소리가 울리자 박수가 나왔다.

미술품 경매장으로 나들이 가볼까

11일 오후 5시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의 올해 첫 메이저 경매 현장이다. 이날 낙찰 총액은 56억1820만원, 낙찰률은 74.4%였다. 300여 개의 자리가 모자라 50여 명은 서 있어야 했다. 미술 시장에 봄이 오는 모습이다.

전날 열린 K옥션의 경매도 성공적으로 끝났다. 낙찰률 73%, 낙찰 총액은 48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낙찰 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다. 이 회사 손이주 과장은 “미술품 가격이 안정화되고 경기가 회복되면서 구매자들의 관심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버블이 꺼지면서 미술계가 힘들긴 했지만 그로 인해 미술품을 투자의 수단으로 생각하게 된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미술품 경매에 참여하고 싶다면 일단 유료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그래야 응찰 자격이 주어진다. 두 회사 모두 연회비는 10만원이다. 경매일 7~10일 전에는 경매 작품을 미리 볼 수 있는 ‘프리뷰 전시’가 열린다. 작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어떤 것을 얼마까지 살지를 미리 결정하도록 한다.

K옥션의 다음 경매는 6·9·12월 중순께다. 그 외 석 달에 두 번꼴로 온라인 경매도 열린다. 다음 달 9일부터 14일까지는 롯데백화점과 함께 온라인 경매를 진행한다. 온라인 경매는 무료회원(K옥션 홈페이지 등에서 가입)도 참가할 수 있다. 서울옥션은 처음 경매를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액으로도 작품 구입이 가능한 기획 경매를 열기도 한다. 11일 열린 ‘마이 퍼스트 콜렉션’ 경매에서는 60만원에 낙찰된 작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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