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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경제 네트워크 띄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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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반도 외에도 지구상에는 많은 '작은 한국'이 존재한다. 전 세계 150여 국가에 진출해 살고 있는 동포사회가 그들이다. 재외동포란 그들의 국적이나 체류지를 막론하고 한민족의 혈통을 이어받은 자를 말한다.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조국을 떠나 망향의 슬픔을 갖고 사는 사람을 디아스포라(Diaspora)라고 부른다. 해방 전 우리나라를 떠난 재중.재러.재일 동포들은 디아스포라다.

반면 주로 1970년대에 좀더 나은 삶의 질을 찾아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유럽 등 서양 선진국에 진출한 동포가 있다. 이들을 초국적인(Transnationals)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모국 방문을 원할 때 항공표만 사면 출입할 수 있는 사람이다. 동포사회는 이 두 부류로 나뉘어 있다.

외국에서 거주하는 우리 동포수는 약 630여만명이다. 미국(216만명).중국(214만명).일본(90만명, 귀화 동포 24만명 포함).러시아(55만명)와 기타 지역(60만명) 등이다. 우리 재외동포는 남한 인구의 약 13%를 차지한다(자료-2004년 10월 외교통상부 재외영사국장 이준규). 집계 안된 수까지 합하면 해외에 나가있는 동포는 약 7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재외동포의 이주는 1860년대 함경도에 흉년이 들자 농토를 찾아 간도.연해주로 월경하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 일제 하에서는 독립운동가가 대거 국경을 넘어간다. 37년 중.일전쟁 무렵에는 일제에 의해 73만명의 노동자, 37만명의 군속과 약 20만명으로 추정되는 정신대가 강제동원 된다.

세계화 시대에 재외동포는 민족의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그들은 현지 언어와 문화를 체득했고, 모국에 대한 애국심이 강한 집단이다. 이들은 우리 민족의 세계화 첨병이다. 우리 동포는 한반도를 둘러싼 4 대 강국인 미.중.일.러에 대부분 살고 있다. 이 결과는 한민족이 또 한번 도약해 보라는 하늘의 뜻이 아닌가.

모국 정부는 이들이 한민족으로 자부심과 정체성을 갖고 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멕시코에서 '애니깽'으로 불리는 동포들은 한민족의 후손이라는 생각은 있으나 자긍심 없이 살아가고 있다. 1903~05년 하와이 사탕수수밭 노동자로 이민간 초기 7000여명의 동포들은 뙤약볕에서 힘들게 번 돈 중 20~40%를 독립자금으로 내놓던 애국 집단이었다.

그러나 일제 36년, 해방 후 자기 앞가림에 바쁜 조국 정부의 무관심 속에 세월이 흘러 이들은 모국어 상실, 국제 결혼 등으로 이제는 흔적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초기에 동포에 대해 기민(棄民)정책을 쓴 결과였다.

해외동포의 모국 발전 기여도는 말할 수 없이 크다. 재외동포들은 조국의 재해 때마다 기금을 모아 전달해 왔으며 해마다 동포가 한국으로 송금하는 액수도 공식적으로 50억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2002년 재외동포가 한국 국민소득의 23%를 차지했다.

중국은 화상(華商.해외 화교상인)의 도움으로 발전을 가속화하고 아일랜드는 이민 나간 동족 후손의 도움으로 유럽에서 발전속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민족도 국내외 경제인과 기업을 네트워크로 묶자는 취지에서 2002년 제1차 세계 한상(韓商)대회를 탄생시켰다. 제3차 대회는 26일부터 28일까지 제주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고 있다. 제 1~2차 한상대회는 국내외 경제인에게 네트워크를 구축해 비즈니스 장을 열게 했다면 이번 제3차 대회는 한상이 도약하는 데 원동력이 될 '차세대 경제인'의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한상대 명지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