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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최창조의 풍수기행' 풍수 실체 밝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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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도올 김용옥의 노자 강의, 미술사학자 최완수의 우리 미술 강의 등 강사 이름을 내건 굵직한 강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던 EBS가 이번엔 풍수지리를 강의한다.

오는 12일 밤 8시30분 첫회를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방송할 '최창조의 풍수기행' 이 바로 그것이다. 기존 강의가 녹화장에서 이뤄졌다면 이번 풍수 강의는 전국 곳곳을 실제로 찾아가는 답사 형식으로 진행된다. 최창조씨는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를 지낸 풍수지리의 권위자다.

첫회는 풍수지리에 대한 개념 정의부터 새롭게 한다. 일반인들에게 풍수지리는 '후대에 정승이 나올 자리' '삼대가 망할 자리' 란 말처럼 묏자리를 잘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다 보니 미신이나 혹세무민의 술법으로 잘못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프로는 진정한 풍수지리란 땅 속 기운을 살펴 마을의 터를 잡고 집의 방향을 정하는 것, 즉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목표로 한다는 입장에서 출발한다. 말하자면 마구잡이 개발이 아니라 환경친화적 개발이라 할 수 있다.

『정감록』을 따르던 사람들이 정착해 살던 충남 공주시 사곡면 명당골. 드러내 놓고 명당이란 말을 사용하는 이곳은 사실 아주 외진 곳이다. 하지만 편안하게 안주하기를 원했던 정착민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터였다.

또 같은 사곡면의 마곡사는 풍수에 밝았던 백범 김구 선생이 일제를 피해 3년간 피신처로 삼았던 곳이다. 이곳은 음양오행의 풍수지리 상으로는 음습하고 기가 센 곳이지만 백범에게는 잘 맞았던 명당이었다. 결국 명당이란 어느 특정한 조건을 갖춘 땅이 아니라 자신에게 잘 맞는 터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의 경복궁과 남산.이태원, 강화도의 보문사 등 풍수지리적으로 뛰어나다는 곳을 직접 찾아가 의미를 밝힌다.

예를 들어 '경기고등학교' 편은 어떤 면이 좋아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는지를, '연세대와 고려대' 편에서는 지기(地氣)를 통해 각각 상경대와 법대가 강한 이유를 분석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우제호 PD는 "비과학적인 것으로 비쳤던 풍수지리를 과학적으로 재해석하고, 인간과 자연이 어울려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 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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