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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강석우 KBS 토크쇼 진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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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드라마 속 인물 장진구는 망가질대로 망가져 결국 몰락했지만 탤런트 강석우(44.사진)는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MBC 드라마 '아줌마' 에서 장진구 역을 맡아 일부 지식인의 속물 근성을 보여준 강석우가 이번엔 실직자로 변신한다. 그는 주부를 대상으로 한 아침 토크쇼의 진행자로도 발탁됐다.

다음달 1일 시작하는 MBC의 새 일요드라마 '어쩌면 좋아' (연출 한희.극본 박정화.오영숙, 오전 9시)의 선량한 실직자 공병대 역을 그가 맡았다. '어쩌면 좋아' 는 하숙집을 배경으로 세대.가족.이웃간의 사랑과 갈등을 다루는 시트콤 성격이 강한 홈드라마다.

다니던 회사가 망한 데 이어 설상가상으로 빚보증까지 잘못 서 하루 아침에 알거지로 전락한 공병대는 선량하고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 괴로운 인생사를 잊기 위해 바둥거리는 모습이 정겨운 캐릭터다.

"완전히 다르게 갈 거예요. 동네를 운동복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사람 있잖아요. 도드라지지 않고 묻혀있는 사람요. 재미있는 인물이지만 세상이 심성 고운 그를 힘들고 비참하게 만들어요. "

장진구의 성격 그대로 아니냐는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강석우는 손사래를 치며 "그 인간은 끝났어요!" 라고 강조했다.

사실 강석우는 연기자 생활 외에 사업가로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컴퓨터에 내장되는 비디오 카드의 칩을 생산하는, 자본금 3억원대의 벤처기업 사장인 그는 최근 대기업 전자회사의 납품계약을 따낼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사업은 1997년부터 해왔거든요. 그때 진짜 실업자들을 많이 봤어요. 거래처를 찾아가면 어느새 잘려나간 사람이 그렇게 많더라구요. 공병대 역도 자신있어요. 그들의 세계를 많이 봤으니까요. "

그는 다음달 9일부터 개그맨 박미선과 함께 KBS2 '행복채널' (월~금 오전 9시30분)의 진행을 맡는다. 연기 생활 23년만에 처음으로 토크쇼의 사회자가 됐다.

"일단 재밌게 가려구요. 큐시트(프로그램 진행안)에 의해 상투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속닥거리듯 할 겁니다. 장진구를 떠올리면 안됩니다. 토크숀데, 사람들이 믿어줘야죠. 인간 강석우의 모습을 기대하세요. "

강석우는 얼마전까지 강부자.이지현 등과 함께 라디오 진행을 한 경험이 있다.

장진구의 인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줌마' 가 끝난 뒤 여러 대학 연극영화과로 부터 겸임교수를 맡아 연기지도를 해달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행복하죠. 집사람도 장진구는 끔찍히 싫어하지만 제 연기는 좋아하더라구요. 그래도 아내인지라 장진구가 소금과 스파게티를 뒤집어 쓰는 것 되게 싫어하던데요. 가스총을 맞는 장면에선 어이가 없는지 말을 못하더군요. "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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