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임신한 그녀의 과도한 성욕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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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일러스트=강일구

“이게 비정상인가요? 남편이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같아 정말 고민이네요.” 산부인과 주치의들로 이루어진 익명의 게시판에 올린 그녀의 솔직 담백한 글은 충분한 공감을 얻고도 남는다. 아이를 가진 20대 후반의 젊은 그녀는 특별한 성욕을 못 느끼고 결혼생활을 해 오다가 어찌된 일인지 아이를 가지고부터 성욕이 넘쳐 고민이라고 한다. 남편은 아이를 가진 이후 잠자리하기를 꺼려하는데 본인이 더욱 성생활에 적극적이 되는 것이 이상하여 상담글을 올린 것이다. 대답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대개 임신 중 여성의 성욕은 증가된 에스트로겐과 늘어난 질 혈류량 및 윤활액으로 욕구가 증가 될 때도 많다. 이런 경우 평소와는 다르게 성욕이 더 커지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는 입덧이나 두통, 메스꺼움 등 신체적인 괴로움이나 출산, 양육에 대한 스트레스나 부담감, 태어날 아이에 대한 막연한 어떤 죄책감이나 혹시 나쁜 영향이나 해를 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등의 이유로 성욕의 억제는 물론 정상적인 부부생활까지 피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부인이 임신한 동안 남편이 외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바람을 피울수도 있다. 남성들이 임신한 부인을 단순한 성적 욕구의 대상으로 여기기 힘들기 때문에, 성적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외도를 시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성교 행위가 태아의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믿기도 하고,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임신 중 건강한 성생활을 권장하기도 한다.

의학적으로는 임신 중 오르가슴을 느끼는 만족스런 부부 관계나 자위를 포함한 어떠한 성행위도 태아의 두뇌 발달 등에 긍정적이라는 보고도 심심치않게 나오곤 한다. 또 실제로 임신 중 성생활은 부부간의 친밀감과 결속력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항상 주의해야 할 것은 남편쪽에서 전해주는 트리코모나스 질염이나 기타 불결한 세균, 바이러스 등이다. 조산을 유발하거나 태반 조기박리, 양수감염 등이 모두 불결한 성병균과 관계가 있고 이로 인한 태아의 저산소증 등은 신생아에 치명적일 수 있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경우 콘돔을 쓰는 것이 좋겠다.

양수가 샌다거나 유산의 징후가 있을 때 태반이 내려앉아 출혈의 위험이 큰 전치태반, 조기진통이나 조산이 의심 될 때, 쌍태아 등은 임신 후반기에 성생활을 피해야한다.

전반적으로 임신 중 여성은 증가된 여러 호르몬의 영향으로 정서적으로 몹시 여리고 예민해해진다. 작은 일에도 감상적이 되기쉽고 이때 남편이나 주변 사람들이 소홀히 대하면 평생 잊지못할 서운함으로 기억된다. 결국 남성쪽에서 임신한 신체적·정서적 약자인 아내를 이해해주고 따뜻이 배려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성생활에 있어 태어날 아이에 대한 과도한 걱정과 스트레스로 성생활을 거부한다면, 그녀의 모성 본능을 이해해주고 가벼운 애무나 부드럽고 따듯한 위로의 말로 긴장을 풀어주주도록 해라.

반대로 혹시 평소와는 다르게 민망할 정도로 과도한 성욕에 넘치더라도 조금 시간을 두고 지켜보며 참아내 주는 것도 현명한 남성의 필수 조건이다. 자신의 2세를 임신한 여성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눈부신 관능미를 느낄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테레사여성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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