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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관련상품, 비탈에 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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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환율과 연계된 금융 상품에 빨간불이 켜졌다.

달러로 투자하는 해외펀드나 외화예금은 환차손 탓에 수익률이 뚝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금까지 떼일 수도 있다.

문제는 원화환율 하락(원화가치 강세)현상이 미 달러화의 약세와 맞물려 상당 기간 지속할 전망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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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펀드 수익률 하락=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원화로 돌려받을 수 있는 수익이 크게 줄고 있다. 달러당 원화환율이 1200원에 육박했던 올초 혼합형 해외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요즘 원화로 돈을 되찾는다면 원금도 못건질 판이다.

혼합형은 특성상 수익률 변동이 작기 때문에 환율 변동이 최종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채권형이나 주식형도 피해를 보고 있다. 연초대비 수익률 상위 5개 펀드의 경우, 채권형은 원화로 환전하고 나면 수익이 절반으로 줄었고, 주식형은 5%포인트 정도 수익률이 떨어졌다. 남미나 일본 등 수익이 높았던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라도 달러로 투자하는 경우는 마찬가지다.

◆ 외화예금 본전도 못건져=지난 몇달간 인기를 끌었던 외화정기예금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에 연이율 2.15%인 6개월짜리 국민은행의 외화정기 예금에 1억을 투자했다면, 지난 26일 만기때 세금을 제하고 환전해서 돌려받은 돈은 9732만4269원이다.같은 돈을 이자율 3.55%인 원화예금에 넣었다면 1억148만2125원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석달전 팔았던 'KB FX 플럭스 외화정기예금'의 다음달 만기를 앞두고 가슴을 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품은 환율이 가입시점보다 2~3% 하락할 경우 최대 8%까지 추가수익이 나오지만, 최근 환율이 추가 수익이 나오는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펀드나 외화예금은 달러로 돌려받거나 재투자하면 당장 환차손은 피할 수 있다.

◆ 환율연동상품 '조마조마'=환율이 일정한 범위안에서 움직이면 고수익을 주고, 벗어나면 원금만 주는 환율연동 펀드.예금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투운용은 "오는 27일이 만기인 '부자아빠 뉴찬스 환율연계 펀드'가 고수익을 내고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이 상품은 27일 까지 환율이 1104원을 넘으면 연9% 수익을 받는다.

하지만 만기가 많이 남은 상품들은 걱정이다.올 12월 만기가 돌아오는 KB자산운용의 환율 연계 펀드는 만기인 올해말까지 1090원 정도(환율에 따라 변동)이상을 유지해야 13.5%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국민은행.하나은행 등이 올해 판매한 환율 연동형 정기예금 들도 대체로 내년 3~4월 만기때까지 환율이 1110원선은 유지해야 고수익(5~7.5%)을 얻을 수 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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