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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철, 한국 대표주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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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포항제철의 외국인 지분율이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외국인들이 대표적 가치주라 할 수 있는 포철을 매수하고, 대표적 성장주인 삼성전자를 매도하는 것은 세계 증시의 주도권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전환했음을 뜻한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포철 매수를 이어가고 삼성전자 매도를 지속했다. 이에 따라 포철의 외국인 지분율은 56.12%로 삼성전자(55.78%)보다 높아졌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9일 포철을 순매수하며 17일째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포철의 주가는 지난 연말 7만6천5백원에서 6일 10만4천원으로 올 들어 40%나 올랐다. 올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8%)의 5배에 이르는 것이다.

이에 반해 외국인들은 지난달 22일 이후 5일까지 7일째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 6일 55.78%로 지난 2월 초(56.76%)보다 1%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이 결과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월 19일 23만원에서 6일 19만원으로 4만원(18%) 하락했다.

지난주의 경우 포철은 외국인들이 8백5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 됐고 삼성전자는 1천3백30억원어치나 순매도하며 외국인 순매도 1위가 됐다.

포철과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매가 엇갈리는 것은 전세계적인 성장주 급락에도 불구하고 가치주가 견고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인텔 등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고 금융.운송.서비스 등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1백28메가D램 반도체 가격이 일부 현물시장에서 4달러대마저 무너지는 등 예상보다 반도체 경기 침체가 오래 지속할 것으로 우려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국제 철강가격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철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어 외국인들이 성장주를 대체하는 종목으로 투자하고 있다" 며 "당분간 성장주 매도, 가치주 매수의 외국인 매매행태는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李팀장은 또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와 반도체 경기 악화라는 재료가 공방을 벌이며 18만~22만원의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 이라며 포철도 10만원대에 이르러 추가적인 외국인 매수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LG투자증권 홍덕기 국제영업팀 차장은 "외국인 매매는 미국 경기와 밀접한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다" 며 "미국 경기가 유럽이나 아시아보다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이 있어 외국인들이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에서 미국 주식을 줄이고 유럽과 아시아 주식 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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