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 ‘광우병 PD수첩’ 진상조사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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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MBC 김재철(사진) 신임 사장이 ‘PD수첩’ 광우병 편을 조사하기 위한 PD수첩진상조사위원회를 설치할 뜻을 비쳤다.

김 사장은 4일 오전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한·미 쇠고기 협상을 다룬 PD수첩 편은 지난 2년 동안 우리 사회 논란의 중심에 있었고 지금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새로 취임하는 사장으로서 진상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은 일상 업무의 하나”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다만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간부와 사원들의 의견을 들어 신중히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D수첩’ 광우병 편은 정정보도(민사)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에 대한 명예훼손(형사) 소송 등에 휘말려 있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위원회(방문진) 여당 측 이사들은 민·형사 소송과 관련해 MBC 내 PD수첩진상조사위원회 설치를 요구해 왔다.

한편 김 사장은 이날 오전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과 30분가량 독대하고, 향후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회사 정상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방문진이 선임한 황희만 보도본부장과 윤혁 제작본부장의 교체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 두 본부장은 자신들이 회사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4일 김 사장에게 거취를 일임했다.

방문진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두 본부장의 교체 여부에 대해 격론을 벌였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의 정상 출근도 당분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인 노조에 막혀 3일부터 본사 주차장 앞 ‘천막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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