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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장례음악 작곡 북 공훈예술가 노모 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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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어머니, 보고 싶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저는 북한에서 유명한 음악가가 됐어요. "

26일 서울 센트럴시티 6층 상봉장에서 어머니 김인순(金仁順.91)씨를 만난 북한 공훈예술가 정두명(鄭斗明.67)씨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훌륭한 작곡가로 대성했다니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다. " 어머니 金씨도 아들을 끌어안으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鄭씨가 취주악으로 편곡한 '김일성 장군의 노래' 는 1994년 7월 김일성(金日成)주석 영결식장에서 연주됐다.

그는 "중학교 때 나팔을 분 인연으로 인민군 군악대에 들어갔다가 음악대학을 졸업했어요" 라고 말했다.

두명씨가 가족과 헤어진 것은 경기중학교 5학년이던 1950년. 9.28 국군 서울 수복을 보름여 앞둔 때였다. 퇴각하는 북한군에 잡혀갈까봐 서울 도동 외가에 숨어있다 적발됐다. 두명씨는 6남매 중 둘째다. "조국 통일을 주제로 한 작품을 더 많이 편곡해 통일에 한몫하는 게 제 꿈입니다. " 노 예술가의 희망이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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