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 새내기 윤훈기 "亞 정상 탈환 선봉에 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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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1m81㎝.91㎏. 멀리서 보아도 눈에 확 들어올 만큼 당당한 체격이다. 연세대 럭비팀의 새내기 윤훈기(19)가 볼을 낚아채 달릴 때는 지면을 박차는 스파이크에서 불꽃이 튀는 듯하다.

"두고 보세요. 2~3년 안에 국가대표 에이스로 성장할 겁니다. " 선수 보는 눈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연세대 윤재선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양정고를 졸업하고 올해 연세대에 입학하는 윤선수를 럭비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숙적 일본을 제압하고 아시아 정상에 복귀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재목이기 때문이다.

윤선수의 포지션은 넘버 에이트(No 8). 정면 돌파와 중앙 수비를 맡는 포워즈(Fowards)와 사이드 돌파.수비를 맡는 백스(Backs)의 연결고리에 해당한다. 축구로 치면 플레이 메이커인 셈이다.

한국 럭비가 일본에 비해 결정적으로 약한 포지션이 넘버 에이트다. 포워즈와 백스의 유기적인 흐름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도 구로가와 마사히로라는 천재 넘버 에이트를 앞세운 일본에 29 - 34로 무너졌다. 구로가와는 일본 축구의 나카타 히데토시 같은 선수다.

윤훈기는 지난해 양정고를 전국대회 전관왕으로 이끌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지난해 스리랑카에서 벌어진 일본과의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결승 트라이를 성공시켜 일약 한국 럭비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1백m를 12초3에 주파하는 스피드와 경기 흐름을 읽는 감각을 겸비했다. 수비수를 매단 채 질주할 만큼 파워도 엄청나다.

그는 일본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려는 한국 럭비의 희망이 자신의 어깨에 걸렸다는 사실을 잘 안다. "어깨가 무겁지만 최선의 노력으로 일본 격파의 선봉장이 되겠다" 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허진석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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