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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파워로 경제위기에도 70% 성장”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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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호 12면

“디자인은 발상을 전환하는 것이다. 디자인으로 갖가지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런 ‘철학’이 필요하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시장 카이젤

롭 반 카이젤(54·사진) 에인트호번 시장은 디자인이 바꿔놓은 에인트호번시의 경험을 들려줬다. 세계디자인도시 서밋이 끝난 24일 오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카이젤 시장을 만났다. 에인트호번은 세계적 기업인 ‘필립스’의 도시로 유명하다. 인구 21만 명의 소도시지만 헬싱키와 2012년 세계디자인수도를 놓고 막판까지 경합했을 정도로 디자인 산업이 발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디자인이 발상의 전환이라는 의미는.
“디자인은 친환경적이며 삶의 질과 효율성을 높여주는 모든 것을 말한다. 지금 우리는 80㎏짜리 짐을 옮길 때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10년, 15년 후에도 그럴까. 전혀 다른 방식이 나올 수도 있다. 1800년대 초 런던시내에 마차들이 다녔다. 말의 배설물 때문에 문제가 됐다. 그 문제는 전기의 발명과 함께 전차가 등장하면서 해결됐다. 이런 게 과학적 디자인의 힘이다.”

-소셜 디자인 얘기를 많이 한다. 에인트호번에서 소셜 디자인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들려달라.
“에인트호번에선 매매춘이 심각하다. 매춘여성들의 약물 복용도 잦다. 매매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에는 사회적 지원과 혜택을 제공했다. 2년 전 ‘디자인 아카데미’라는 기관에 문제해결책 용역을 맡겼다. 시 지원을 줄이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교육 방식을 바꾸라는 결론이 나왔 고, 그렇게 한 결과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네덜란드의 교통사고 사망률이 세계에서 제일 낮은 수준인 것도 디자인과 관련 있나.
“그렇다. 지속 가능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디자인을 활용한다. 보통 도로 표지판의 제한속도가 50㎞면 운전자들은 대개 80㎞로 주행한다. 그래서 아예 제한속도별로 도로 모양 자체를 다르게 디자인했다. 도로 턱을 만들거나 꽃이나 식물을 심거나 우회로를 만들었다.”

-에인트호번은 ‘브레인 포트’로 불리는데.
“수도 암스테르담은 공항 중심의 에어포트, 로테르담은 항구 중심의 시포트, 에인트호번은 창의적 인력 중심이라는 의미에서 ‘브레인 포트’로 불린다. 2005년 시 정부·기업·연구소 등이 ‘브레인 포트 파운데이션’을 설립, 지역 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공동 개발에 나섰다. 최근 세계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 시는 거꾸로 66~70%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전체 특허 출원의 52%가 에인트호번에서 이뤄진다. 문제는 도달이 아니라 지속이다.”

-에인트호번시가 추진하는 디자인 전략의 모토인 ‘돌봄 사회 만들기’란 뭔가.
“시민들이 더 오래 건강하게 살도록 최적의 환경과 패턴을 개발하자는 것이다. 사용자인 시민의 욕구에 맞춘 사회를 만들려는 것이다. 어떤 재료를 썼을 때 공해가 심각한가를 연구해 피해를 줄여나간다. 자원(Resources), 삶의 질 향상(Quality of life), 지식(knowledge), 번영(prosperity)이 키워드다. 삶의 질 향상은 웰빙과, 번영은 복지와 관련된다. 지식과 기술을 이용해 사람과 자연에 유익한 방향으로 개발하되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 디자인이 잘 되면 경제적 부가가치는 저절로 따라온다.”

-미래의 도시는 어떨 것이라고 보나.
“미래 도시는 양질의 삶을 제공하는 도시다. 하지만 모든 도시가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기후와 문화, 처한 상황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디자인 전략의 네 가지 키워드는 모든 대도시에 적용된다. 도심에 자연을 다시 끌어들인 서울 청계천 프로젝트는 재능과 창의성, 즉 디자인의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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