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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와 풍속 알아보기 上]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 낮이 가장 긴 하지…. 이처럼 계절의 변화를 나타내는 24절기는 음력상 해마다 다르지만 우리 선조들은 양력이 도입되기 훨씬 전부터 절기를 챙기고 이에 맞춰 농사를 지었다.

절기마다 행하던 우리 풍속을 보면 곳곳에 숨어 있는 생활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땀 흘려 일하던 시기가 지나면 자연과 더불어 삶을 즐길 줄도 알았다.

농사를 짓던 우리 민족에게는 생활의 율동과도 같은 것이었다.

중앙일보 2월 3일자 29면 날씨난의 '날씨 소사' 를 보면 24절기의 첫머리는 입춘으로 이 때 하던 풍속과 기후의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날씨 소사에 자주 등장하는 24절기는 어떻게 정했고 절기마다 어떤 풍속이 전해 내려올까. 두 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 24절기 어떻게 정했나

인간이 역(歷)을 만든 가장 큰 이유 는 계절의 변화를 알기 위해서다. 특히 농경사회에서는 계절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계절은 태양의 운동에 따라 변한다. 그러나 과거에는 달의 움직임을 근거로 만든 음력을 사용했기 때문에 달력과 계절이 일치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음력에서는 태양의 운동을 반영한 24절기를 같이 사용한다.

24절기는 춘분점(春分點=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을 향해 적도를 통과하는 점)부터 태양이 움직이는 길인 황도를 따라 동쪽으로 15도 간격으로 24개의 점을 정했을 때 태양이 각 점을 지나는 시기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천구상에서 태양의 위치가 황경(黃經) 0도일 때가 춘분, 15도일 때 청명… 3백도일 때 대한이다.

절기는 이처럼 음력을 썼던 농경사회에서 필요에 따라 양력과 관계 없이 만들었지만 태양의 운동을 바탕으로 정한 결과 양력과 일치하게 됐다.

◇ 24절기의 이름

봄의 절기는 음력 정월에 드는 입춘을 시작으로 우수.경칩.춘분.청명.곡우, 여름은 입하.소만.망종.하지.소서.대서, 가을은 입추.처서.백로.추분.한로.상강, 겨울은 입동.소설.대설.동지.소한.대한 등이다. 한식.단오.초복.중복.말복 등은 24절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 활동 주제

① 24절기를 처음 고안한 것은 고대 중국 주(周)나라 때였다.

당시 쓰던 음력이 기후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자 천문학적 지식을 동원해 지구의 태양 공전 주기를 24등분 한 뒤 지구가 태양을 15도씩 돌 때마다 황하 유역의 기후를 나타내는 용어를 하나씩 붙여 완성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계절과는 조금씩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지도에서 서울과 황하 유역을 찾아 경도와 위도를 비교해 두 지역의 시차, 절기마다 기온차를 알아 본다. 인터넷에서 한강과 황하의 각종 생태 정보를 찾아 비교하는 것도 좋다.

② 입춘에 '입춘대길(立春大吉)' '가급인족(家給人足)' 등의 축원을 담은 입춘첩을 써 붙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이러한 풍속이 농경사회의 전통에 의해 시작된 것이라면 정보화사회인 현대에 어울리는 입춘첩 내용은 어떠했으면 좋을지 학급이나 학교 단위의 공모전을 열어 보자.

③ 경칩 무렵엔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다시 활동하기 시작한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의 종류.먹이.습성을 표로 정리한다. 이 동물들을 중심으로 먹이사슬을 만드는 활동도 권할 만하다.

④ 각 절기 때 먹는 음식을 조사해 보고, 그 이유도 추론해 본다.

⑤우리 조상은 절기를 보며 농사에 대비했다. 절기마다 기온의 변화를 그래프로 표시하고, 농사력도 만들어 보자.

⑥ 달력을 보면 24절기는 양력으로 매월 4~8일 사이와 19~23일 사이에 온다. 절기와 절기 사이는 대부분 15일이며, 경우에 따라 14일이나 16일이 되기도 한다. 이유는 무엇일까. 또 절기마다 밤.낮의 시간 차를 표로 작성해 보자.

이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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