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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헌정앨범 잉태하기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들국화의 헌정 앨범이 처음 논의된 것은 지난해 4월. 음악평론가 강헌(39)씨등 대중음악 관계자 몇 명이 함께 한 술자리에서였다.

들국화의 컴백 이야기가 나왔고, 소모적인 댄스 음악이 판치는 대중음악계의 현실을 우려하는 말들이 오갔다.

그러다 들국화의 음악이 새삼 그립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본 끝에 "이제 헌정 앨범 한 장 쯤 나와도 되지 않느냐" 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강헌씨는 "어찌 하다보니 내가 일을 맡게 됐다" 고 말했다.

앨범에 참여할 뮤지션을 선정하는 작업부터 벌였다.

자유로우면서도 치열한 들국화의 음악 정신을 수용할 수 있고, 들국화의 노래를 편곡해 다시 부를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으며, 무엇보다 작업에 적극 참여할 의사가 있는 뮤지션으로 한정했다. 노브레인등 참여가 논의됐다가 아쉽게 빠진 밴드도 있다.

제작할 음반사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각기 소속이 다른 뮤지션들을 한데 묶는 일이 만만치 않은데다가 크게 돈을 벌 것 같지도 않다고 판단한 음반사들은 심드렁했다.

낙담할 무렵 강헌씨가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이 작가 야설록(42)씨. 열렬한 들국화 팬인 야설록씨는 "어떻게 들국화 헌정 앨범을 낼 음반사가 없다는 말이냐" 고 흥분하며 제작비 3억원을 내놨고, 작업이 궤도에 올랐다.

각자 따로 작업하고 녹음해 모으는 방식을 택했다. 편곡도 각자 알아서 했다. 누가 어떤 곡을 부를 것인가 결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특히 보컬에서 들국화의 노래를 소화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고 결국 '돌고 돌고 돌고' '사노라면' 등은 수록하지 못했다.

당초 들국화 자신도 한 곡을 수록할 예정이었으나 최종 제작 단계에서 빼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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