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TV 전쟁’ 포문 연 삼성 … LG·소니도 곧 출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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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삼성전자의 3차원 발광다이오드(3D LED) TV 출시로 LG전자·소니·파나소닉 등 올해 프리미엄급 3D TV 출시를 앞둔 업체들이 마음이 급해졌다.

LG전자는 다음 달 말, 파나소닉과 소니는 각각 4, 6월에 자존심을 건 제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6월 남아공 축구 월드컵 특수를 앞두고 향후 3D TV의 판도를 좌우할 판매전쟁이 예상된다.

#‘세계 최초’ 프리미엄 기대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윤부근 사장은 “올해 3D LED TV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700만 대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먼저 물건을 냈으니 그중 절반 정도는 차지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해 3월 LED TV를 세계 처음 출시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세계 LED TV 시장에서 무려 85%의 점유율을 보였다.

선점 효과를 3D LED TV시장에서도 누리기 위해 삼성은 공을 많이 들였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 3D LED·LCD(액정표시장치)·PDP(플라스마표시장치) TV 풀 라인업을 공개하고, 3D 콘텐트를 확보하려고 미국 드림웍스와 제휴했다.

이번 제품의 큰 특징의 하나는 2D로 제작된 프로그램을 3D로 변환해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이 역시 세계 처음 적용한 것이다. 윤 사장은 “3D용 콘텐트와 비교해 우위를 단정하긴 어렵지만 2D를 변환한 3D 화면이 어지럼증이나 눈 피로감을 덜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콘텐트를 확보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응용 프로그램 장터)인 ‘삼성 앱스’를 만들고, 프로그램 개발자들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다음 달 초순 개발자 상대의 설명회를 열고 1억여원의 상금이 걸린 대회도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철저히 검증해 위해성이 없고 작품성이 보장되는 제품만 삼성 앱스에 올리겠다”는 말도 했다.

#신규 브랜드와 원천 기술력

세계 평판TV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는 LG전자는 TV브랜드 자체를 바꿔 3D TV 경쟁에 뛰어든다. 기존의 ‘엑스캔버스’ 브랜드는 중·저가 제품에만 적용하고 3D TV를 비롯한 프리미엄급에는 ‘인피니아’라는 브랜드를 쓰기로 했다. 인피니아는 ‘무한(Infinite)’과 ‘세상(ia)’이란 뜻을 담은 합성어다. LG전자는 다음 달 말 일반 가정용의 능동형 3D TV를 출시한다. 이에 앞서 전국 CGV의 모든 3D 영화 전용관을 ‘LG브랜드관’으로 운영하는 마케팅을 시작했다. 지난해 말 스카이라이프와 제휴하는 등 3D 콘텐트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일본 소니는 남아공 월드컵이 열리는 6월 3D TV를 출시한다. 특히 미국 스포츠채널인 ESPN과 손잡고, 보유 3D 촬영장비를 활용해 월드컵을 3D로 중계할 예정이다. 소니는 3D 원천기술뿐 아니라 소니픽처스·소니뮤직 등 다양한 콘텐트 회사를 거느리고 있어 한국 업체를 위협할 최대 경쟁자로 평가된다. 미국 폭스사와 함께 영화 ‘아바타’를 제작한 파나소닉은 반응 속도가 빠른 PDP TV의 장점을 활용한 3D TV를 4월 선보인다.

문병주·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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