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쌍용차 노조위원장 ‘파업 반성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이명박 대통령님, 뼈저리게 반성합니다.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십시오.”

김규한(42)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이 최근 A4 용지 4장 분량의 ‘눈물의 편지’를 청와대에 보냈다. 지난해 불법파업을 뉘우치고 있으니 쌍용차 회생을 위해 마지막 기회를 달라는 내용이다.

그는 먼저 “쌍용차는 외부세력의 조직적인 개입에 의해 지난해 77일간 불법파업을 벌여 대한민국 발전에 역행했고, 국가 브랜드에도 타격을 입혔다”고 인정했다. 이어 “사회적 불안·불편을 초래했고, 협력업체와 대리점 협의체의 연쇄 부도로 사회 문제가 됐다”고 시인했다. 김 위원장은 “하지만 지난해 8월 (노사의) 대타협 이후 처절한 반성을 토대로 6일 만에 생산을 재개하는 등 정상화 기틀을 다지고 있다”고 달라진 모습을 소개했다. 이어 “노조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회사 정상화와 선진 노사관계 구축에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4월 말까지는 단체협약의 독소조항을 없애 노사관계의 새 지평을 열겠다”며 “획기적 변화를 글로 모두 표현할 수 없으니 꼭 한 번 쌍용차를 방문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 위원장은 자금난에 빠진 쌍용차를 지원해 줄 것을 거듭 호소했다. 그는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쌍용차’라는 이름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이라며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청원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25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이 잘되지 않아 절박한 마음에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고 말했다. 그는 파업 이후인 지난해 10월 노조위원장에 취임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말 법원에서 강제회생 인가를 받은 뒤 이달 초 본격 매각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핵심 과제인 신차 개발비 조달이 원활치 않아 이달 직원들의 월급을 절반만 주는 등 또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종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