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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버스' 참사…15명 사망, 18명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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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 배드민턴 동우회 회원 등 33명이 탄 버스가 20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속사2리 도로에서 15m 아래 계곡으로 추락했다. 승객과 운전기사 등 1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원일보 제공]

20일 오후 3시45분쯤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속사2리 신약수 부근 8번 군도에서 관광객 등 33명이 탄 76거 4014호(운전사 서현석.43.서울 대치동) 버스가 15m 아래 도로변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운전사 서씨 등 15명(남 10, 여 5명)이 숨지고 18명이 중경상을 입어 강릉 고려병원, 진부 정형외과 등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사고 발생 및 사고 순간=이날 사고는 버스가 방아다리약수에서 신약수 방면으로 나있는 왕복 2차로의 'S'자형 내리막길을 달리다가 발생했다.

버스는 경사도 6~7도의 급경사 내리막길을 달리던 중 30여초가량 좌우로 크게 흔들리다가 커브길에서 미처 회전하지 못하고 도로변 가드레일과 가로수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이어 버스는 계곡을 넘어 공중으로 날았다가 15m쯤 아래쪽으로 떨어진 뒤 도로변 수로 옹벽을 들이받고서야 옆으로 넘어진 채 멈췄다.

사고 당시 상당수 승객이 나무에 부딪히는 충격으로 차량 밖으로 퉁겨나가 차량 밑에 10여명이 깔리는 바람에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

승객 우호길(63)씨는 "방아다리약수터에서 출발해 10여분쯤 뒤 차량이 갑자기 두 차례 휘청거리면서 속도가 붙다가 회전길을 미처 돌지 못해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우씨는 "차가 멈춰선 뒤 나를 포함해 15명 정도가 피를 흘리며 스스로 버스 밖으로 나왔다"며 "나머지는 차량에 깔리거나 의자에 낀 채 빠져나오지 못해 신음과 비명소리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승객 및 구조상황=승객들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배드민턴 동호회 '상록수'회원들로 50~70대가 대부분이다.

이날 오전 8시쯤 서울을 출발, 오대산 인근 식당을 빌려 점심을 먹으며 야유회를 한 뒤 오후 3시쯤 서울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사고 버스는 가드레일과 둘레 1m가량의 가로수를 잇따라 들이받는 바람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사고 후 경찰과 119구조대가 구조에 나섰다. 또 크레인을 동원, 넘어진 버스를 세우고 차량 밑에 있던 부상자 구조에 나섰다.

◆사고 원인=경찰은 지리에 익숙지 않은 운전사가 과속으로 달리던 중 급경사 커브길에서 미처 회전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차량 속도가 줄지 않았다는 승객들의 말에 따라 브레이크가 파열됐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 장소는 'S'자형 도로가 많고 경사도 3~9도로 이뤄진 2차로 군도로 특히 겨울철에는 눈이 내리면 일반 승용차의 접촉사고나 미끄럼 사고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 사고 당시 승객 대부분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것도 대형사고로 이어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사고 버스는 93년식 45인승 버스로 무보험 차량인 것으로 밝혀져 보상 등 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사망자 명단=▶서현석(43) ▶이운효(63) ▶오귀례(59.여) ▶이민찬(56) ▶박세영(65) ▶차주영(70) ▶최금자(54.여) ▶안경운(74) ▶윤용섭(72) ▶조부자(61.여) ▶이종윤(83) ▶유명자(여) ▶이규룡 ▶정지영(여) ▶황봉춘

평창=이찬호.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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