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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리 "내 나라 한국에서 LPGA 첫 승 해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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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앞으로 더 잘할게요."

초등학교 때부터 쌍둥이 언니(송나리)와 함께 미국 골프계의 화제였던 송아리(18.빈폴골프).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하자 모두가 '수퍼루키'로 부르며 주목한 그다. 한국에서 날아간 안시현에게 신인왕 자리는 빼앗겼지만 여전히 송아리는 무서운 다크호스다. 아마추어 시절 38승을 거두며 미국 랭킹 1위를 3년간 지킨 톱클래스의 실력이 늘 번득인다.

CJ 나인브릿지 클래식 출전차 그는 지난 13일 일찌감치 한국에 왔다. 그리고 18일 짬을 내 중앙일보를 찾았다. 1m65㎝에 50㎏ 정도의 가냘픈 몸에 가늘고 조그만 손. 도무지 프로골퍼로 보이지 않는 체구다. 하지만 "내 나라 한국에서 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면서 투지를 보였다. 서툰 한국말로 열심히 듣고 말하려는 성의, 그리고 몸에 밴 듯한 공손한 미소와 차분함도 돋보였다.

-LPGA 데뷔 소감은.

"열심히 노력했다. 많이 배우고 깨닫고 있다.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CJ 나인브릿지 클래식 출전차 모처럼 한국에 온 송아리가 클럽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김상선 기자]

-유력한 신인왕으로 꼽혔는데 아쉽게 됐다.

"안시현 언니가 더 잘했기 때문에 신인왕을 받게 된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놓친 뒤에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잃은 것 같다. 이후에 손목 부상 등 이런저런 부상이 생겼다. 그러나 아니카 소렌스탐이나 박지은 언니의 루키 시절보다도 평균 타수가 낮은 것에 위안을 삼는다."

-쌍둥이 언니와 우애가 각별하다는데.

"태어나서부터 한 번도 떨어지지 않다가 올해 내가 LPGA에 나서면서 처음으로 따로 지낸다(언니 나리는 2부인 퓨처스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언니가 없으니까 불안하고 허전하다. 처음 두 달 동안은 항상 언니는 지금 무얼할까 생각했다."

-내년엔 언니와 함께 뛸 수 있을까.

"언니는 올해 퓨처스 투어에서 1승을 했고, 상금랭킹 14위로 LPGA Q스쿨 1차 예선을 면제받았다. 실력이 훌륭해 내년엔 LPGA 투어에 진출할 것이다. 그러면 나도 좀 더 안정적으로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 와서 뭘 했나.

"스폰서 행사에도 나가고 안과에도 다닌다. 국내 대학에 입학하는 길도 알아보고 있다."

송아리는 아버지 송인종(54)씨와 태국인 어머니 바니 웡글리키엿(47) 사이에서 1986년 5월 1일 태어났다. 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랐지만 우리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는, 그리고 스스로 한국인임을 자랑하는 어엿한 한국인이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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