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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핵물질 실험 문제 유엔 안보리 갈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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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의 핵 관련 고위관리들이 잇따라 미국을 방문하고 있다. 다음달 25일 한국의 핵물질 실험에 관해 조사보고서를 확정할 국제원자력기구(IAEA)이사회가 한국에 유감을 표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지한 정부가 미리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라고 워싱턴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은 "IAEA가 '한국은 북한과 다르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는 '한국이 IAEA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빈(IAEA)의 기류로 볼 때 최종보고서가 한국의 핵물질 실험 문제에 제재는 아니지만 상당한 유감을 표하는 내용이 될 수 있고, 이 경우 안보리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IAEA 이사회에서 지렛대를 쥐고 있는 미국은 한국에 쿨(냉정)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다급해진 한국 정부가 미국 내 강경파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설득에 나선 것"이라 분석했다.

최영진(崔英鎭) 외교통상부 차관은 17일 워싱턴을 예고 없이 방문했다. 진보정상회의 참석차 헝가리를 방문한 이해찬 총리를 수행하고 난 뒤였다. 그는 20일까지 핵 관련 미 고위관리들을 만나 한국이 IAEA 사찰에 적극 협조 중임을 강조할 예정이다. 대상은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존 볼턴 국무부 군축.안보담당 차관과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등이다. 최 차관은 이어 21, 22일 IAEA 이사회 의장국인 캐나다를 방문해 같은 내용을 설명한다. 오명(吳明)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도 28일께 워싱턴을 방문해 볼턴 차관과 백악관 과기특보, 에너지부 고위관리를 만나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 부총리는 몇개월 전부터 예정된 한.미 공동 과학기술위원회 참석차 방미가 예정돼 있었으나 방문 핵심 의제는 한국 핵물질 실험 문제란 것이다.

한편 우리 정부 당국자는 18일 최 차관과 오 부총리의 미국 방문 사실을 밝히면서"두 사람의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다음달 25일 IAEA 이사회를 앞두고 주요 이사국을 상대로 이해를 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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