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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노벨상 석학 10명’ 500억 들여 뽑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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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POSTECH(옛 포항공대)이 500억원을 투입해 노벨상과 필즈상을 수상한 세계적 석학 10명을 초빙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 대학으로 발돋움하려는 ‘POSTECH 프로젝트’에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것이다.

POSTECH 백성기 총장은 21일 “해외 석학들이 3년 이상 전임교수로 학교에 머물며 교육과 연구의 질적 수준을 높이게 할 계획”이라며 “3년간 1인당 인건비 10억원과 정착 지원비 4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대학에서 이처럼 파격적인 돈을 들여 해외 석학 유치에 나서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백 총장은 “접촉 대상 명단은 보안사항이라서 말할 수 없지만 사이언스·네이처·셀지 등 세계적 저널의 편집자나 편집위원 등을 대상으로 물색하고 있다”며 "이르면 9월부터 강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POSTECH이 책정한 1인당 정착 비용 40억원은 거주비와 실험실 기기 구입비, 연구비 명목으로 사용된다. 이재성 교학부총장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이 정도면 해외 석학 유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 주도의 세계 수준 육성 사업(WCU)은 일인당 인건비 연 3억원 지원이 사실상 전부다. 정착 비용은 지원항목에 없다. 이 때문에 지난해 228명의 세계 석학이 초빙됐지만 평균 체류 기간은 4개월이 채 안 됐다. POSTECH은 석학들의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2012년까지 POSTECH 옆 부지에 유치원·초·중·고가 결합된 12학년제 외국인 학교를 설립할 계획이다. 포항시와 포스코교육재단이 공동으로 추진한다. 석학들에게 제공할 20가구의 전세 주택도 확보해 놓았다.

 백 총장은 “단기간에 세계 수준으로 오른 미국 대학을 보면 예외없이 외국 유명 교수를 스카우트해 교육 수준 향상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7년차 교수에 정년심사 후 불합격 시 1년 뒤 퇴출시키는 제도나 영어 공용화 캠퍼스 추진도 궁극적으로 석학 유치를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2월 9일자 22면>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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