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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 길이와 힘의 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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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기의 요선(尿線)이 소방수의 살수 장면처럼 둥근 원통형으로 배뇨되는 줄 알 뿐 그것이 파동형으로 나온다는 사실은 대부분 잘 모른다.

곽대희의 性칼럼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는 분은 오줌이 요도구(尿道口)로부터 나와 1~2cm 되는 부위의 요류(尿流)의 형태를 면밀히 관찰해보시라. 요도구를 통해 방출된 오줌은 출구로부터 1~2cm 되는 곳에서 90도 꼬이는 형태로 배설된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마치 나사못의 요철 부위처럼 스크루 형태로 회전하면서 뻗쳐 나온다. 그런데 이처럼 회전식으로 배뇨하는 이유에 대해 아직 학계의 공식적 견해가 없는데, 다만 그 이유가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고만 말할 따름이다. 다만 요도에서 1~2cm가량 안쪽을 보면 기차나 전철의 역사처럼 다소 넓어진 공간이 있는데, 이것이 배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주상와(舟狀窩)라고 부른다.

이것은 성행위를 통해 여성의 분비물이 그 주상와를 넘어서 진입해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파제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추측되는데, 남성이 사정하면 요도 안에 음압(陰壓)이 형성돼 요도 밖의 액체가 흡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완충장치 같은 것이다. 그런데 그 중앙부에 파충류의 계란 등을 깨뜨리기 위한 장치로서 목구멍 속 칼날 같은, 뼈 성분의 작은 돌기가 솟아나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뼈가 아니라 육질(肉質)의 형태로 돼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돌기가 오줌의 흐름을 나사 모양으로 회전시킨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의사들도 잘 모른다. 그래서 사방으로 흩어지며 배설되는 여자의 오줌과 달리 남자의 배뇨선이 잘 정돈될 수 있는 것인데, 그렇게 요류(尿流)의 변경이 필요한 이유는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세척한다는 데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리고 마치 스크루가 돌아가듯 요류가 변형되는 현상에 대한 유체역학 전문가의 의견은, 요도구가 세로가 긴 모양을 하고 있는 것과 유관하다고 단정했다. 단면이 길쭉한 사각형이기 때문에 방출되는 순간은 요류도 종장(從長)의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공중에 나온 순간부터 표면장력이 작용해 그것이 단면에서 볼 때 원형으로 복귀하려는 변화가 일어난다.

그 결과 종장의 단면과 횡장(橫長)의 단면을 반복하는 파동이 생기고 그것이 나사못 같은 스크루형의 요류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 정확하게 설명하면, 오줌은 표면장력 파동포 같은 것이 돼버린다. 결국 오줌을 똑바로, 길게, 그리고 부드럽게 배출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가 된다.

그 다음은 길이의 문제인데, 원래 파이프 벽면의 저항을 받은 요류는 한 줄기의 수류(水流)라도 외측과 중심부에서 유속이 서로 다르다. 당연히 요도벽의 저항이 형성되는 외측의 요류 스피드가 떨어져 내측이 상대적으로 빨라진다. 이런 요속의 내외 간 차이가 공기 혼합을 조장해 이른바 제트 수류를 만들어낸다.

여성의 요도 길이는 4~5cm, 남자는 16~20cm. 여자의 오줌이 비산(飛散)되는 것은 이 길이가 짧은 것에도 그 원인이 있는데, 요도가 짧은 만큼 오줌 줄기에 수압을 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그 뻗쳐서 날아가는 오줌의 줄기를 보고 그 사람의 발기력을 추측하는 항간의 비법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방광이나 요도의 근육이 딱딱하게 변해 압박력이 약해진다는 데서 발기력 쇠퇴의 논리가 파생되었다고 사료되는데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곽대희비뇨기과 원장

<이코노미스트 10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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