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예산이 신한국당 총선 자금으로 지원된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金大雄검사장)는 9일 일부 15대 총선 출마자들이 지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따라 유용 규모가 큰 몇몇 정치인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계좌추적 결과 일부 정치인들은 지원금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 계좌에서 인출해 사용했다.
또 10여명은 당시 받았던 수표를 그대로 보관하다 최근 금융기관에 입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지원금을 총선 때 사용하지 않고 최근 사용한 경우 횡령죄를 적용할 수도 있다" 며 "액수가 너무 많거나 선거자금으로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정치인들도 소환 조사를 해야 한다는 게 수사팀의 의견" 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총선때 지원된 안기부 예산 9백40억원 중 4백억원 가량이 당시 신한국당 후보 공천자대회 하루 전인 1996년 2월 7일 한꺼번에 인출된 사실을 밝혀냈다. 대회 직후 배분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검찰은 또 안기부가 96년 총선과 95년 지방선거 때 당시 집권당이던 신한국당과 민자당에 지원한 자금이 처음에 알려진 1천1백57억원보다 35억원 늘어난 1천1백9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한국당이 15대 총선 때 안기부에서 받은 9백40억원 가운데 4백55억원을 출마자들에게 나눠주고 72억원은 중앙당 운영비로 사용한 사실도 밝혀냈다.
검찰은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4백13억원의 사용처를 추적 중이다.
신동재.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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