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것이 궁금해요] 재수생이 있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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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 동생이 재수(再修)를 해 올해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남한은 대학입시 때마다 홍역을 치르는데 북한의 대학입시는 어떻게 치러지는지, 특히 북한에도 재수생이 있는지요. 정남훈(23.서울 금천구 독산동)

북한에 우리 사회와 같은 의미에서의 재수생은 없습니다. 물론 입시학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북한의 독특한 대학입학 절차 및 관행과 관련이 있습니다.

대학입학 전형은 두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우선 고등중학교를 마친 뒤 대학입시를 보고 입학하는 경우가 있지요. 머리 좋은 수재나 재능꾼이 군대.직장을 거치지 않고 대학에 곧바로 들어갔다는 뜻에서 '직통생(直通生)' 이라 부릅니다. 대개는 이공.의과계열.예술부문에 이들이 몰려 있습니다.

다음으로 고등중학교 졸업 후 군대나 직장으로 진출한 젊은이들이 자기 소속 단위의 추천을 받아 대학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지요. 군대복무나 직장생활을 2, 3년 한 뒤 소속단위에 배정된 '폰트' (대학입학 추천권)를 받아야 합니다.

당간부.정부관리 등으로 진출하는 인문사회계열은 제대군인의 비중이 높습니다. 직통생과 서너살 이상 나이차가 나는 이들은 대학에 진학하면 예비과에서 1년간 기초과목 공부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아예 7, 8년의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에 들어간 학생도 있는데 이들은 '제대군인' 으로 불립니다. 군복무 도중 들어온 학생은 '현역' , 직장생활을 하다가 입학하면 '사회출신' 등으로 불리죠. 학업성적이 좋고 똑똑한 직통생과 나이 많은 제대군인 출신의 소대장(학과 대표)이 갈등을 빚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탈북자들은 전합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북한에도 우리와 비슷한 대입 수능시험이 있다는 겁니다. '예비시험' 은 보통 10~11월께 전국적으로 동시에 진행됩니다. 과목은 김일성.김정일 혁명역사와 문학.수학.화학.물리.영어 등 6개 과목이며 주관식입니다.

교육성은 예비시험이 끝난 뒤 각 대학ㆍ전문학교에 본시험 대상 수험생 숫자를 통보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시ㆍ군 인민위원회의 대학모집과가 예비시험에 합격한 학생들에게 수험통지서를 발급하며 성적순에 따라 시험을 치를 대학을 지정해 줍니다.

이영종 기자

◇ 알림〓올해에도 남북한 관계는 상당히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돼 이와 관련한 기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기사를 읽다 보면 잘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 있다는 독자들도 꽤 있습니다. 생경한 용어, 해석상의 뉘앙스 등이 그런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에 따라 중앙일보는 주1회 게재되는 '新남북시대' 란에 '북한 이것이 궁금해요' 를 신설키로 했습니다.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연락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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