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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내각 15개부처 인선마무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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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당선자가 2일 에너지.교통.노동 등 3개 부처의 장관을 임명함으로써 차기 정부 내각 구성이 끝났다.

노먼 미네타 현 상무장관이 교통장관에, 흑인인 스펜서 에이브러햄 상원의원과 공화당 선거운동 자문역을 맡았던 린다 차베스가 각각 에너지장관과 노동장관에 발탁됐다.

이로써 부시 당선자는 지난해 12월 12일 연방 대법원의 수검표 위헌 판결로 당선이 확정된 후 꼭 3주일 만에 각료 인선을 모두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정권 인수 채비를 갖췄다.

초대 부시내각의 특징은 한마디로 '다양성을 표방한 강성 보수주의' 다.

부시는 인종.성별.당적 등을 가리지 않고 역대 내각 중 가장 다양한 인물들을 기용했다.

장관자리 15석 가운데 4개 부처에 여성이 포진했다. 주요 부처인 국무부를 비롯, 교육부 장관에 흑인을 임명했고 쿠바 난민 출신인 멜 마르티네스 주택도시개발 장관 지명자는 히스패닉이다.

이밖에 에이브러햄 에너지장관 지명자는 레바논 출신이고 미네타 교통장관 지명자는 일본 이민 2세다.

이같은 부시 당선자의 다양한 내각 구성 노력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선택이다. 대선 총 득표수에서 민주당 앨 고어 부통령에게 뒤졌고 국론 분열 현상이 심각해 이를 치유하려는 고육지책이라는 것이다.

공화당은 지난번 전당대회에서 흑인을 비롯한 소수 민족 출신에게 주요 연설 기회를 배정하는 등 다양성을 과시했다. 그 선거전략을 이번에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부담감도 작용했다.

그러나 워싱턴의 정치 분석가들은 새 장관들이 출신 색깔과 경력의 무늬만 다양했지 실상은 강경 보수파 일색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선 부시내각이 '튀는' 인사들이 많아 팀워크를 맞춰 일하기 힘들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가 내각인선에서 가장 중시한 선택기준이 '충성도와 팀워크' 라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부시의 한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충직한 인물들만 선택했기 때문에 내부 갈등의 걱정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워싱턴 정가에서는 부시 내각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결국 부시 당선자의 정치력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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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joins.com/series/b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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