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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 左宗棠치킨과 하카누들

중앙일보

입력

세계의 곳곳에 화교가 살지 않는 곳이 없지만 인도에도 18세기 후반부터 인도의 동부 벵골만의 칼카타를 중심으로 화교가 살기 시작했다. 칼카타는 과거 영령인도(British India)의 수도로 중국과 교역이 많아 부두 확장공사 또는 사탕수수공장에 중국의 꾸리(苦力)가 많이 동원되었다. 주로 廣東省 출신의 하카(客家)가 많았다. 하카는 이름 그대로 본래 중국의 中原에 살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남쪽의 福建省이나 廣東省으로 남하하여 산악지역에 숨어 살던 漢民族의 일부이다. 그들은 外地人이기에 농토를 가질 수없어 떠돌이 행상이나 기술을 이용한 직종에 종사하였다. 지방토족들에 의해 텃세의 서러움도 많이 받았다. 明初 鄭和의 원정으로 바닷길이 열리자 하카들은 다시 짐을 싸서 동남아시아로 진출하였다. 지금도 말레지아, 싱가포르, 태국등 동남아시아에서 성공한 화상들의 대부분 하카출신이다. 싱가포르의 전수상 리콴유(李光耀)도 하카출신 정치인이다.
하카들이 좋아하는 중국음식이 인도인들에게도 보급되기 시작하였다다. 그 중에도 인도인의 입맛에 맛도록 매운 고추와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 면류가 인기가 있다. 잡채같기도 하고 볶음면 같기도 한 이 면요리는 현지에서는 하카누들이라고 불리고 있다. 약간 맵싸한 것이 중국음식에 익숙한 우리나라 여행객에도 인기가 있다.
인도에는 종교적 이유로 돼지고기, 소고기를 음식에 사용하지 않는다. 이슬람교도는 돼지고기를, 힌두교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 따라서 가장 안전한 육류는 닭고기이다. 그래서인지 인도에는 닭을 이용한 요리가 많다. 특히 인도 요리의 대명사인 “탄도리 치킨”은 “탄도리”라는 인도식 진흙 아궁이에서 구워낸 닭요리이다. 닭고기는 야구르트, 레몬등 각종 향신료로 오랜 시간 절여 둔 것을 사용하기 때문에 탄도리 치킨은 인도 향신료의 독특한 맛을 낸다.
인도에서 맛볼 수 있는 중국음식으로 “주오(左)장군의 치킨”이라는 메뉴가 있다. 이는 닭고기를 얇게 쓸어 매운 맛으로 익혀 내어 붉은 빛깔의 탕수를 끼어 얹어 먹는 음식이다. 이는 淸末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하여 국민적 영웅이 된 左宗棠장군이 좋아했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진 요리이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湖南省 출신의 左장군의 입맛에 맞추어 매우면서 맛이 있다. 인도에서는 중국음식이 인도음식 다음으로 인기가 있고 인기도는 매년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인도는 대륙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넓은 국토(세계 7위)와 세계 2번째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대국이다. 인도 대륙의 중간에 데칸 고원이 놓여 있어 고원의 북쪽과 남쪽의 기후, 인종, 문화등이 사뭇 다르다. 음식의 경우에도 예외 없이 남북으로 나누어진다. 인도 북쪽은 밀가루를 중심으로 하는 반발효 빵인 “난”을 즐겨 먹는다. 이것은 본래 사막에서 이동하면서 살았던 이슬람교도들이 주식인 빵의 일종으로 어디에서나 굽기에 편하고 휴대하고 다니기 쉽다
북부인도의 음식은 수백년간 그 쪽을 지배한 이슬람문화를 가진 무갈제국과 관련된다. 이슬람문화는 발상지인 아라비아 반도의 사막지역에 살던 유목민족이었던 베두인의 식습관이 현지의 식문화와 결합되어 이루어 진 것으로 보인다.
남부인도의 음식은 풍부한 식물성의 각종 향신료를 이용하여 만든다. 남부는 열대에 가까우므로 식물성 식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북부와는 달리 이러한 음식이 각종 식기에 담겨져 나온다. 올망 졸망 주로 놋쇠로 만든 조그만한 용기에 담겨진 음식은 보기에도 아름답다. 인도 특유의 향신료가 뜸북 가미된 남부음식은 익숙할 때까지 자신이 없다. 하카누들(Hakka Noodle)이나 左장군의 치킨(General Tso's Chicken)은 인도여행에서 기억해 두면 좋은 인도식 중국음식이다.

유주열 전 베이징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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