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 새해 첫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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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20.한국명 장영주). 그녀가 2001년 첫날 중앙일보를 통해 "앞으로는 김치처럼 발효된 음악을 연주하고 싶다" 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어느새 숙녀로 성장해 줄리아드음대 2년에 재학 중인 그녀를 지난 1일 집 부근인 미국 뉴저지주 부어히스에서 만났다.

- 올해의 주요 일정은.

"6월 중 베를린 필하모닉과 공연이 있다. 플라시도 도밍고와는 CD를 함께 제작하기로 했다.

특히 베를린 필은 1년에 한두 차례만 공연 생중계를 허용하는데 나와의 협연을 생중계하기로 해 매우 기쁘다. 11월 중엔 쿠르트 마주어가 이끄는 런던 필하모닉과 한국.일본에서 순회공연을 한다. "

- 새해 포부는.

"잘 익은 김치처럼 혼이 밴 음악들을 연주하고 싶다. 바이올린의 신동이라는 찬사가 아니라 이제는 '바이올린의 혼을 켜는 연주가' 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개인적 소망은 부모님이 자동차를 사줬으면 좋겠다. "

- 후배 음악가 중 누굴 주목하고 있나.

"피아니스트 헬렌 황과 유대인 첼리스트 와일러 스타인을 꼽고 싶다. "

- 내년 중 장기 휴식을 갖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처음엔 8주를 쉬려고 했었다. 7, 8월 두달 동안 실컷 쉬고 평소에 연주하고 싶었던 곡들을 연습하며 평화롭게 보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 기간 중 유럽에서의 중요한 공연이 뒤늦게 잡히는 바람에 휴식기간은 4주간이 될 것 같다. "

- 지금까지 연주한 곳 중 가장 인상에 남는 공연장은.

"뉴욕 카네기홀.' 비엔나의 뮤지크 퍼라인 살, '베를린 필하모닉 홀.암스테르담의 콘서트헤보 등이다. 무대가 평온하고 소리의 울림이 천장을 타고 이상적으로 퍼져나간다. "

- 지금까지 출반한 CD는 모두 몇장인가.

"최근 10집이 나왔다. 1년에 한개꼴로 제작한 셈이다. "

- 고국의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세계 어느 곳에 가서 공연하더라도 한국분이 하나도 없는 공연장은 없었다. 유럽 공연에서 많은 분들이 무대 뒤로 김밥 등을 갖고 와 '먹고 힘내라' 며 격려해 주실 때마다 가슴이 뭉클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 "

부어히스(뉴저지)=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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