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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히트행정] 下. 서울시 '문화예술열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서울 지하철에는 신기한 미술 열차가 달린다. "

한 인터넷 관광회사 홈페이지에 서울을 찾은 외국 관광객이 올린 글이다. 그가 신기해 한 열차는 서울시 도시철도공사가 지하철 7호선 전구간 개통에 맞춰 지난 8월 1일부터 3개월 동안 운행했던 '달리는 문화예술열차' .

도시철도공사가 지하철 열차 1대에 객차(8량)마다 미술가를 배정, 독특한 주제로 내.외부를 그림.사진.설치미술 등으로 꾸미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딱딱하고 복잡한 느낌만 주던 지하철이 산뜻한 대중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평.토요일 4회, 일.공휴일 6회 운행된 문화예술열차는 시민들의 호평을 받으며 당초 예정기간보다 한달이 늘어난 지난 10월말까지 운행됐다.

해당 기간중 30여만명이 이 열차를 탔으며 문화예술열차를 주제로 개설한 인터넷사이트 접속도 폭주했다.

8월 한달동안 도시철도공사로 걸려온 열차운행 문의전화 중 이 열차에 대한 사항이 절반을 넘었을 정도다.

문화예술열차를 꾸미는데 7천여만원이 들었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에까지 소개되는 등의 홍보효과와 이용률 증가를 감안하면 적어도 곱절이상 남는 장사였다.

지난 9월에는 이 열차에서 라틴댄스 파티가 열렸고, 뒤이어 캐럴이 흐르는 성탄열차가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개통된 6호선에도 문화예술열차와 비슷한 성격의 '디지털 영상미술관'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문화예술열차는 지하철을 주된 대중교통수단으로 정착시키는데 장애물이었던 '지하철〓지옥철' 이미지를 깰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줬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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