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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광고 경쟁체제 전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980년 이후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독점해온 방송광고시장이 완전 경쟁체제로 전환할 전망이다.

KBS.MBC.SBS 등 방송사마다 광고영업에 직접 나서면서 방송광고 시장에 회오리가 일 것으로 보인다.

규제개혁위원회(위원장 이한동 국무총리)는 22일 오후 정부중앙청사 회의실에서 문화관광부가 제출한 '방송광고 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심사한 뒤 방송광고시장의 경쟁체제를 유도하기 위해 신설 미디어렙(Media Representative: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을 두 개 이상 허가하도록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또 규제개혁위는 미디어렙 출자 방송사의 지분합계를 초안의 10%에서 20%로 넓히고, 외국자본의 출자 합계 상한선도 10%에서 20%로 올렸다.

이에 따라 KBS.MBC.SBS 등 각 방송사는 자유롭게 미디어렙을 선택해 실질적인 광고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대기업.신문사.통신사들의 미디어렙 출자는 금지시켜 차별 논란도 빚고 있다.

이번 안은 공영방송(KBS.MBC.EBS)의 광고는 KOBACO가, 민영방송(SBS)의 광고는 신설될 제2의 미디어렙이 맡게 한다는 문화관광부의 초안보다 시장경쟁 측면에선 한 단계 나아간 측면도 있으나 언론학계.시청자 단체들은 향후 광고를 확보하기 위한 방송사들의 과도한 경쟁으로 프로그램의 선정성이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반발해 최종적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이달 초 규제개혁위의 심의과정에서 "방송광고시장의 완전경쟁은 광고요금의 급격한 인상과 프로그램 질 저하를 부를 수 있다" 며 단계적인 경쟁도입을 주장했었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도 "이번 안에는 지나치게 방송사의 입장만 반영됐다" 며 "재심사를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 밝혔다.

정부 부처가 재심을 요청할 경우 규제개혁위는 신청서가 접수된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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