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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 방문등 이색 송년모임 늘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전주 한일장신대 박대우(50)교수 등 '전북사랑모임' 회원과 가족 20여명은 올해 망년회를 지난 16일 완주군 소양면 성요셉양노원 방문으로 대신했다.

이들은 한의사 회원들이 조제한 보약과 각자 집에서 준비해 온 떡.과일, 내복을 70여명의 노인들에게 선물했다. 망년회에 들어갈 비용으로 마련한 것들이다.

박교수는 "수십만원을 들여 먹고 마시고 허무하게 한 해를 정리하는 것보다 불우이웃을 돕는 등 뜻있게 망년회를 치르자는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양노원을 찾아갔다" 고 말했다. 망년회의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많은 비용을 들여 흥청망청 치르기보다는 적은 돈으로 뜻있게 보내는 이색 송년모임이 늘고 있다.

인터넷 바둑 동아리의 이혁재(33.전주시 중앙동)씨 등 회원 15명은 올해 송년회를 인터넷상에서 덕담을 나누는 '사이버 송년회' 를 지난 17일 치뤘다.

또 '새 힘찬 전주시민연구소' 회원 30여명은 갑갑한 도심 음식점 대신 확 트인 자연에서 송년행사를 갖기로 했다. 30일 모악산을 등반을 하는 '산행 망년회' 를 하기로 한 것.

전주동초등학교 여자 교사.직원들은 해마다 음식점에서 하던 망년회를 이번엔 20일 밤 기차로 서울 동대문시장에 가 치열한 삶을 현장을 둘러보는 걸도 대신할 예정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풀어진 마음을 다잡고 알뜰 쇼핑도 즐길 계획이다.

또 전주시 우아동 J아파트 부녀회원 20여명은 23일 찜질방에서 모임을 갖고 노래방에서 노래하는 것으로 망년회를 끝내기로 했다.

회원인 김미진(43)씨는 "주변에 있는 친구.친척들 대부분이 송년회를 검소하게 치르는 분위기" 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 때문에 연말이면 망년회로 한몫을 잡았던 호텔.음식점.술집 등은 손님이 크게 줄어 울상이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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