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 옛 명차들 속속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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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나이 든 카 매니어들은 첨단 장치가 많아 복잡한 최신형 자동차보다 단순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과거의 자동차를 그리워한다. 이런 취향을 겨냥해 옛날 차량을 환생시킨 리바이벌 모델이 등장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폴크스바겐 비틀의 현대판인 뉴 비틀, 1950년대 BMW의 유명한 스포츠카인 507의 현대판인 BMW Z8 스포츠카, 역시 50년대 포드의 인기 스포츠카였던 선더버드의 환생판인 뉴 선더버드 등이 그런 차량이다.

20~30년대 스포츠카와 레이스카의 걸작으로 인정받던 프랑스의 부가티도 최근 현대판을 선보였다. 부가티는 29년 세기의 무희 이자도라 덩컨이 이 차를 탔다가 베일이 차바퀴에 걸려 죽는 바람에 더욱 유명해졌다.

이 차는 20세기 전반 자동차 디자이너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예술가 집안 출신인 에토레 부가티가 빚은 걸작으로 유럽의 자동차 경주를 휩쓸고 상류사회 카 매니어들을 매료했다.

그러나 부가티가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사망하자 차의 명맥도 끊겼다. 그러다가 부가티 매니어들의 갈망을 풀어주기 위해 다시 현대판으로 환생했다. 가장 최근의 환생 작품이 지난해 말 선보인 '부가티 18/4 베이롱' (사진)이다.

이 차는 18기통 6천3백cc 5백55마력의 초강력 엔진을 얹은 현대판 부가티의 넷째 모델이다. 차 이름의 18은 18기통, 4는 넷째 모델이라는 뜻인데 일반 도로용 승용차 중 기통이 가장 많다. 최고 시속 3백50㎞까지 낼 수 있다.

주문 제작만 하는 18/4 베이롱의 가격은 비밀이지만 페라리 F550(미국 현지 가격 22만달러)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영선 자동차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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